'조기 위암' 절개없이 내시경수술 가능

'조기 위암' 절개없이 내시경수술 가능

헬리코박터균 없애면 재발률 절반 뚝

  • 승인 2014-02-17 14:14
  • 신문게재 2014-02-18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위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

▲ 김선문 교수
▲ 김선문 교수
한국인에게는 많이 발병하는 암중의 하나가 위암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발생한 암 환자중 약 15%인 3만여 명은 위암으로 전체암 1위인 갑상샘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인구 10만명 당 남자는 81명, 여자는 40명에서 위암이 생긴 것으로, 세계적인 수치다. 그러나 위암의 사망률은 폐암, 간암에 이어 3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도 이것은 폐암의 사망률이 증가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 되겠지만 위내시경을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으로 파악된다.

위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선문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위암=위암에 걸리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복부 불편감, 구역이나 구토, 식사 후 복부 팽만, 연하곤란이 발생할 수 있고, 식욕이 감소하거나 체중감소, 허약과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빈혈이 발생하거나 피를 토하기도 하고, 검은색 변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위암이 발생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매우 흔하며 조기위암의 경우는 50~80%, 진행성 위암에서도 5~10%가량은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있는 경우 위내시경검사를 받아 보시는 것이 중요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라도 정기적으로 꼭 검사를 받아야 조기에 진단을 할 수 있다.

위암에 대한 진단은 상부위장관 내시경이나 상부위장관 조영술검사(위사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위암에 대한 확진은 조직검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부위장관 조영술에서 위암이 의심되면 다시 내시경검사를 통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암이 진단되면 가슴 X-레이, 복부 CT, PET-CT 촬영 등을 하여 주변 혹은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는지 평가해 위암의 진행정도를 평가한다. 혈액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면 좋겠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검사로는 진단에 정확도가 떨어져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위암의 치료는 어떻게?=예전에는 위암으로 확진되고 여러 수술 전 검사에서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정되면 배를 열고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시경 기구의 발달과 내시경 의사들이 수술기법이 좋아지면서 일부의 조기위암 환자에서는 외과적 수술 없이 내시경으로도 위암을 치료 할 수 있다.

위암 중에서 림프절 전이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에 한해서 내시경치료(내시경 점막박리술-ESD)를 할 수 있다. 위암이 위의 첫 번째 층(점막층)에만 국한되어 있고, 튀어나온 모양의 위암인 경우에는 병변의 크기가 2㎝ 이하, 오목하게 들어간 모양의 위암인 경우에는 병변의 크기가 1㎝ 이하인 경우에는 림프절에 전이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알려져 있고 이런 경우에만 위암을 내시경을 이용하여 완전 절제할 수 있다.

최근에서 이 기준 이상이 되는 경우도 일부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자료가 축적이 된다면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시경적 점막박리술의 대상이 되는 경우 수술로 위절제술을 하는 것과 내시경으로 위암 조직을 절제하는 것의 결과는 큰 차이 없이 유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건양대병원 김선문 교수는 “내시경 치료의 장점은 수술에 비해 시간이 적게 걸리고 전신마취가 필요 없으며 입원기간이 짧은 점, 위절제 후에 생길 수 있는 식사시의 불편감이 적다는 점과 수술을 거부하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상이 되는 조기 위암 환자에서는 수술을 대신할 수 있는 좋은 치료법”이라고 조언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위암의 연관성=헬리코박터균은 여러 가지 소화기 질환과 관련이 있는데 특히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의 원인 균으로 밝혀져 있다. 이 균을 치료하지 않으면 60~80%재발을 하지만 치료하면 재발률이 50%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위, 십이지장 궤양이 있는 경우는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면 모두 치료하도록 됐다.

위암의 경우에도 헬리코박터균이 감염되어 있으면 약 3배 정도 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 균을 치료하는 것이 위암을 줄일 수 있다는 명확한 결론은 없는 상태다. 소화불량증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내시경으로 원인을 살핀 후 의사와 상의해 헬리코박터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권한다.

만성위염이 있거나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암 수술 후라면 전문의와 상담해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의 매일 섭취하고 있는 김치나 된장국 등 발효식품들이 항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보고들이 있는데 왜 유독 위암 발생률이 높을까? 그건 바로 다른나라 사람들에 비해 많은 염분 섭취와 음주 및 흡연 때문이다. 위암은 정상적인 위에서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대개 위에 만성적인 자극으로 인한 점막의 손상이나 이형성 세포형성 단계를 거쳐 발생하게 된다.

김선문 교수는 “위암의 여러 요인이 관여하게 되는데 그 중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개인의 생활습관”이라며 “위암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을 꼭 지키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위암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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