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심 신고를 했던 천안시 풍세면의 한 육용오리 농장은 15일 AI 양성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양군 운곡면의 산란계 농장 역시 H5N8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두 농장의 오리 2만2000마리와 산란계 3만5000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충남도는 이들 두 지역의 AI 추가 발생과 관련해 방역대 설정은 물론, 이동제한 및 통제초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확산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주변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게다가 닭과 오리의 살처분 업무를 담당했던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 외상후스트레스 증상까지 나타난다고 하니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도내에서는 지난 13일까지 공무원 215명을 비롯해 군인 178명, 일반인 177명 등 총 570여명이 투입돼 18만5000여 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했다. 최근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가진단을 한 결과 부여군에서 2명이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났으며 이 중 한명은 아직도 고통을 호소하는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는 불면증과 식욕부진을 호소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검사결과 고위험군으로 판정된 대상자에게는 전문 정신과 의사 상담과 사례 관리를 제공키로 하고 고위험군을 상담해줄 심리 전문치료기관 17곳을 시·군별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 듯 싶다.
사실 닭이나 오리의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정신적 충격이 돼지나 소의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보다 덜하겠지만 난생 처음 겪는 닭과 오리의 살처분에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이 뒤따르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때문에 이들의 외상후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신과 상담도 중요하나 살처분 업무를 줄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하루빨리 살처분 업무 담당 인력을 비롯해 AI 관련 업무 인력을 확충해 업무의 중압감을 덜어줘야 한다. 가금류 살처분 작업 때문에 사람까지 피해를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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