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전교육청의 2013년도 교복(동복) 구매 현황에 따르면 대전 중·고교 147개교 가운데 중학교 63개교, 고교 38개교 등 모두 101개교(68.7%)가 공동구매에 참여했다. 그러나 교복 공동구매 학교 가운데 참여학생 비율은 40%에 불과했다.
학교별로 교복을 공동구매할 경우 학부모 중심의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업체를 선정, 학생들에게 구매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개별 구매가격보다 20~25%(5만 원)정도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시중 가격보다 교복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공동구매는 강제 사항이 아닌 권유 사항이어서 공동구매를 진행해도 학생들이 기피할 경우 실효성이 떨어져 실제 구매는 사실상 낮다.
여기에다 교복 공동구매가 개별구매보다 저렴하지만 정작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의 선택권 보장과 특정 업체 선정에 대한 부담 등 소극적으로 관망하고 있는 점도 공동구매가 활성화되지 않는 한 이유다.
학부모 A씨는 “책임있는 기관과 사람들이 제대로 된 교복 공동구매를 확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으니 학부모들도 동참하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공동구매를 시작했다가 업체 등의 반발과 학부모들의 참여 부족으로 다시 개별구매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브랜드 교복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와 학생들의 선호도도 공동구매의 실효성을 낮추는 데 한몫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교복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공감하면서도 공동구매를 통해 가격이 싸지게 되면 질이 나쁘지는 않을까 우려해 능동적으로 추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디자인과 인지도 등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브랜드 업체의 교복을 선호하다 보니 교복공동구매보다 브랜드 교복을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형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B학교 관계자는 “비싼 가격의 브랜드를 개별구매 할 것인지, 브랜드·비브랜드 교복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결정할 몫”이라며 “똑같은 원단의 옷인데 불구하고 브랜드 여부에 따라 이렇게 가격이 천차만별 차이가 나는 것은 디자인 등을 감안하고라도 거품이 크다는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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