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비 사업을 하면서 단란하게 가정을 꾸려가던 한 남자가 1992년 1월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 수술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상처 부위가 악화돼 대퇴부를 절단한 그는 사고 장애 1급 판정을 받아 중도장애인이 된다. 바로 윤석연<사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대전협회장 겸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장의 이야기다. 윤석연 회장은 장애를 입고 실의에 빠졌지만 부모님의 간절한 바람으로 재활치료에 들어간다.
-윤석연 회장님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대전시협회장님으로 취임하신 이후 장애인들의 권익 보호와 향상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해오신 것으로 압니다. 보람있었던 일들을 소개해주실까요.
▲그동안 여러 일들을 해왔는데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여성장애인 리더 양성을 위해 교육을 진행한 일과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단속요원 발대식을 갖게 된 일입니다. 또 대전운전면허시험장과 협약을 통해 장애인들의 대형면허 취득을 위한 기초준비과정을 다진 일도 잊을 수 없네요.
다양한 단체들과의 협약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힘썼는데요. 대전시교육청과 하나복지용구, 디엔케이바이오, 원광대 대전치과병원, 안다미복지재단 등과 협약식을 가졌습니다. 또 우송대 사회복지학과와 석사과정 MOU 체결을 통해 장애인들이 등록시 등록금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 일도 보람있는 일입니다.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내에 장애인 전용 목욕탕과 수영장을 설치한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장애인전용 목욕탕과 사우나를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5개구 순회 서비스 중 대덕구에서 목욕서비스를 건의해 현재 월 2회 목욕서비스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덕구의 교통편이 좀더 나아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억울한 무고와 송사 등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음 고생도 심하셨을텐데 어떻게 극복해내셨는지요.
▲모함에 의한 끊임없는 투서와 루머 등으로 인해 많은 괴로움과 아픔을 겪으면서 저를 수렁에 빠뜨리고 고통스럽게 한 상황과 사람과 환경에 대해 실망을 참 많이 했는데요. 가만히 저 자신을 돌이켜보면 큰 시련을 겪으면서 한가지 깨닫게 된 점이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회원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너무 교만하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보는 계기가 됐죠. 제 자신을 뒤돌아보고 좀더 저를 추스르면서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무리 아프고 괴로워도 버릴 수 없는 것이 사람에 대한 희망입니다. 저를 곤궁에 빠뜨린 사람들을 인간적으로 원망하지 않습니다. 제가 좀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줬으니 오히려 감사해야겠지요. 다 용서할 겁니다. 그리고 저자신을 채찍질하며 저의 내면의 성숙과 덕을 쌓고 실력을 연마하는 일에 전념할 것입니다.
▲직업훈련생&주간보호센터 지상군페스티벌에 참석한 유성구복지관 가족들. |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의 생활 보호가 가장 큰 숙원사업입니다. 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인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죠. 장애인 콜택시 제도도 활성화돼야 할 것입니다. 실생활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장애인에게 대형면허 취득 기회를 주고 버스운전도 개방해야 된다고 봅니다.
정부에서는 장애인 리더 양성에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평생교육 과정도 필요하고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현재 대전시내에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지만 장애인이 아닌, 위장 장애인도 최소한 5%는 되는 것으로 압니다. 장애인이 아니면서 장애인으로서의 혜택을 누리려고 편법을 쓰는거죠. 이것은 국민 혈세가 세는 일입니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바람과 소망이 있다면 뭘까요.
▲제 소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사회를 이루는 것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회에서 장애인이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자기의 역할을 해내면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특히 신체의 장애가 편견의 멍에와 족쇄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사회, 바로 저를 비롯한 우리 장애우들이 꿈꾸는 사회입니다.
복지관 관장을 10년동안 하면서 고객 우선과 직원 화합, 강한 체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직원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사랑했습니다. 앞으로도 제 주변의 사람들을 많이 아끼고 존중하고 살 것입니다. 특히 장애인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장애인의 역량 강화와 우수한 장애인 리더 양성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활동할 생각입니다.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시지요.
▲제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장애라는 어려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작으나마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석연'이란 제 이름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지금은 '석연이라는 사람이 석연치 않은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저 스스로 하면서 컴플렉스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어려움을 견디고 이겨내면 분명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을 것입니다. 늘 좋기만한 인생이 없는 것처럼, 늘 나쁘기만한 인생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행복과 불행은 다 내 마음 안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두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다 같이 힘을 내서 더 행복한 2014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력을 소개해주실까요.
▲대전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대전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재학중입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대전협회 유성구지회장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대전시협회장,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장, 대전시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운영위원장, 대전시 장애인 인권위원장, 대전시 유성구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이사, 대전유성구지역사회복지협의체 대표위원, 대전 유성구지역사회복지협의체 대표위원, 대전 유성구 복지만두레 운영협의회 위원, 대전복지재단 이사, 대전시 활동보조중개기관협의회장으로 활동중입니다. 대전시장 표창과 대전지방노동청장 표창, 대전시장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자랑스런 지체장애인상 대상, 한빛대상 사회봉사부문을 수상했습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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