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가속화하는 재정난으로 자치구 운영에 적색등이 켜진 지 오래다. 올해 대전 5개 자치구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분석해보면 그나마 유성구가 30%를 겨우 넘긴 것을 제외하고는 대전 동구 13.11%, 중구 16.34% 등으로 매우 낮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자립도가 낮다는 것은 중앙정부에 예산을 기대는 비중이 그만큼 높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20년을 넘긴 우리 지방자치의 가감 없는 자주재원 확보 실태다.
반면에 자치단체별 사회복지비 비중은 자치구가 가장 높다. 평균적으로 광역시 24.7%, 도 2.6.1%인데 비해 자치구는 44.9%로 비중이 높다. 자치구가 요구하고 있는 특별교부금 조기 지급 이외에도 지방세 감면제도의 적절한 활용 등 지방재정 확충을 통한 회생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될 처지인 것이다.
자치구 재정을 특히 옥죄는 것은 지난해 기준 지방예산의 36%로 급증한 매칭펀드 사업이다. 상대적으로 국비 보조율은 60% 안팎에 그치는 것도 그 예다. 대전 자치구의 올해 본예산에서 미편성된 직원 인건비만 220억원을 웃돌 정도로 임금 지급 불능 직전까지 내몰린 상태다. 허리띠만 졸라매기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복지 수요 증가와 정치권의 공약에 따른 추가 비용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자치구의 세원 발굴도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자치구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사회복지사업 등의 국고보조율을 높여야 한다. 매칭 비용을 대고 필수 경비 집행과 지방채 상환에 치중하다 보면 자치구의 지역민에 대한 서비스는 형편없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복지를 비롯해 환경, 교통 등 자치구에는 행정수요가 많다. 복지서비스의 국고보조율 상향, 지방소비세 규모 확대 등 세제개편을 포함해 재정건전성을 담보할 특단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재정 운영을 안정된 구조로 바꾸지 않으면 지금의 재정난은 해결되지 않는다. 지자체 파산제를 말하기 전에 지자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게 더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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