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판 도가니사건, 교사 징역15년

대전고법, 1심보다 5년 감형… '남학생 협박' 등 일부 무죄판결

천안판 '도가니' 사건인 천안인애학교 성폭력 사건의 피의자인 전 특수교사가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를 인정받았지만, 중형을 면치 못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범)는 12일 지적장애인 여제자 등을 상대로 (준)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구형(18년)보다 높은 형량(20년)을 받은 이모(48)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5년, 개인정보 공개 10년, 위치추적 및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여제자 3명을 강간하고 또 다른 3명을 추행했으며 1명의 남학생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광주 인화학교 사건에 이은 천안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씨는 교육 목적의 신체접촉 외에 공소사실에 나타난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피해자들이 부모나 성폭력상담소 관계자의 개입으로 인해 진술이 오염됐거나 지적 능력의 한계 등을 이유로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피해자 진술을 담은 영상녹화물, 성폭력상담소 상담 전에 이뤄진 피해자의 피해사실 제보, 진술분석전문가 의견 등을 증거로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도 피해자들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근거로 한 1심 판단을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일부 피해학생들의 공소사실에 대해 피해 내용이 피해자 진술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평가될 수 없어 유죄인정에서 제외했다. 구체적으로는 성폭력 피해자 여학생 2명의 일부 간음과 그 간음 현장을 목격한 남학생을 톱으로 협박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사의 입증부족으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모두 지적장애인으로, 범행에 취약하고 범행을 당한 이후에도 장애로 인해 제대로 범행 내용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교사임에도 자신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대상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가해 인격적 가치를 심대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의 공간인 교실과 기숙사 생활실 등에서 범죄를 저질렀고, 수업 중에도 추행하는 등 매우 불량하고 유사한 범죄가 상당기간 반복됐다”며 “그럼에도, 진지한 반성 없이 오히려 제자들인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등 범죄를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에 앞서, 이원범 재판장은 “재판부가 절대적 진실을 담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만, 1년 가까운 기간에 최선을 다하면서 비법률적인 건 고려하지 않았다”며 판결에 대한 오해와 피고인 측과 피해자 측의 마찰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재판을 이끌었다.

윤희진 기자 wjd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