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임금체불소송, 근로자 승소

대전지법 “노조원 992명에 13억7천만원 지급해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를 무시하고 임금 지급을 미루다가 행정소송에 이어 민사소송에서까지 패소했다.

대전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이현우)는 12일 노조 조합원 992명이 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에서 공단은 밀린 임금 13억7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11년 임금 인상과 관련, 공단 측과 노조 측은 중앙노동위원회가 낸 2010년 총액 대비 4.1% 인상안을 수용했다. 하지만, 공단 측은 이 중 1.3%만 지급하고 나머지 2.8%는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2010년에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총액 대비 4.1%에 해당하는 2011년도 임금인상분 중 미지급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2012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2011년도 임금 인상분을 기본급과 정액급, 실적급 등으로 세분화한 후 기본급에 포함된 시간외수당, 연차유급휴가수당을 공제한 금액, 정액급은 2010년 정액수당에서 4.1% 인상한 금액, 실적급은 2010년 실적급 수당 단가를 4.1% 인상해 산출한 단가를 적용한 금액을 각각 산출한 후 합산,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단체협약을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안정성을 해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단체협약 체결의 목적과 취지에 반한다는 점을 들어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총액의 4.1%를 인상분으로 지급한다는 건 개별 임금항목별로 각각 인상률을 조정한다는 뜻이 아니라 근로자들이 받는 2011년도 임금 총액이 2010년도 임금 총액보다 4.1% 인상된 금액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정서 작성 당시 피고의 의사가 기본급에서 실적급으로 전환되는 금원을 공제한 후 4.1%의 인상률을 적용하겠다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의사를 반영한 명확한 문언을 삽입하지 않음으로 인한 불이익은 피고가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단은 중노위가 조정사항에 대해 '임금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며 임금인상분은 2011년 말까지 전액 지급돼야 한다'는 공식 해석을 내놓자 중노위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가 1, 2심 모두 패소한 바 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