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학분위기 조성과 무분별한 '학점 세탁' 방지의 긍정적 시각과 오히려 재수강 학생 사기저하와 취업 악영향 등 부정적 시각이 엇갈린다.
한남대는 2014년 1학기 수강신청 과목부터 이 제도를 적용키로 도입했다.
예전에는 특정 과목 첫 수강 시 학점에 불만족한 학생이 이를 포기하고 재수강했을 때 본인 노력에 따라 최고 학점인 'A+'를 받는데 걸림돌이 없었다. 하지만, 이 제도 도입에 따라 앞으로 이같은 사례는 더는 불가능하다. 재수강 학생은 아무리 답안지를 잘 써내도 'A+'보다 두 단계 아래인 'A-' 이상은 학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충남대도 '재수강 학점 상한제' 도입을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 이 학교는 2006학년도부터 'C+'이하인 학생에 한해 재수강을 허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대는 재수강 학생들에 한해 'B+' 이상 학점을 주지 않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제도 도입 여부 및 시행 시기는 유동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지역대학 뿐만 아니다.
서울대는 최근 열린 학사위원회에서 2015학년도부터 재수강 학생이 최고 'A0'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 상위권 사립대인 연세대와 고려대는 'A0', 이화여대와 서강대의 경우 'A-', 성균관대는 'B+'등 이미 '학점 상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시각은 둘로 갈린다.
최초 수강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일부 남학생들에게 만연해 있는 '입대전 학점 방치', '전역후 학점 세탁' 분위기를 일소하는데 도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학년들의 무분별한 재수강으로 저학년 학생들이 학점을 따는데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학생들의 재수강 취지를 반감시키고 사기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취업 시장에서 높은 학점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재수강이라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대학이 학생 발목을 잡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대전 모 대학 3학년 A씨(24)는 “노력과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개인사정 등으로 특정과목 학점이 좋지 않아 재수강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에도 학점 상한제를 똑같이 적용받는다면 불합리한 것이 아니냐”며 “취업과 관련해서도 이 제도는 학생에게 도움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불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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