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묵 한밭대 총장 |
인도의 국부로 추앙받는 마하트마 간디의 어록을 보면 그는 인도 국민에게 7가지의 경계해야 할 악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철학 없는 정치, 도덕성 없는 경제, 노동 없는 부, 인격 없는 지식,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의식 없는 향락, 헌신 없는 종교가 그것들이다. 이미 100년 전에 제시된 사회악덕에서 알 수 있듯이 세상은 변해도 사람 사는 이치는 문화가 다른 민족이나 국가일지라도 언제나 공통적인 모양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매우 걱정스럽다. 정치, 경제, 교육, 문화 그 어느 분야 한 곳도 예측이 안 되는 갈등과 혼란 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과거 고대사회는 인본주의적 정신문화가 견고하였지만 산업화 이후의 근·현대사회는 점차적으로 물질적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로 변모함에 따라 윤리의식이 허물어지고 강제사회안전망인 법체계마저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되어가고 있다. 이로 인한 일종의 몰 인간성 증후군이 사회병리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뮤얼 헌팅턴 교수의 문명의 충돌이라는 저서에는 이미 이와 같은 현상을 예고하고 미래사회에서 윤리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혼란도 바로 이런 변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는 훨씬 심각한 중증 증후군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산업화 모델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간디의 7대 악덕이 우리 사회에서 확대 생산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 투표수만 계산하는 철학 없는 정치인, 법과 숨바꼭질하는 부패한 권력층, 공정거래 외면하고 중소기업 위에 군림하는 대기업 오너, 주변 사정 안 보고 자기이익만 추구하는 귀족노조, 민족통일을 빙자하여 국가와 국민을 배반하는 종북 정치세력, 사회갈등을 치유하기보다는 부추기면서 기생하는 사회 활동가들, 얄팍한 정보와 지식으로 평생 막말을 쏟아내며 존경받고 사는 인격 결핍 지식인, 종교 활동을 가장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사이비종교인, 이웃눈치는 아랑곳없이 호화판 생활하는 천민 재벌, 교실에서 의식화 교육에만 전념하는 비양심 선생님들이 바로 그 실례들이다.
때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올해의 국정지표로 제시했다. 그동안 지속된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바로 고쳐서 올바른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7대 무역국으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60~70년대 산업화시대는 오직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물질적 가치관에 지배되었고 80~90년대 민주화시대는 삶의 자유와 권리만을 강조한 인본주의적 가치관에 치중된 시기였다. 또 새천년 대에 와서는 급속한 인터넷 보급과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창조문화의 시대로 치닫고 있다. 이번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정책도 알고 보면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하고 선진국을 향한 새 문화 창조를 위한 노력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바로 우리 사회를 정상 궤도로 진입시키는 작업이다. 법을 지키고 국가의 기강을 새롭게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병든 사회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인권과 윤리적 가치의 독설에 의해 무시되어 왔고 권력의 부도덕성에 의해 정당성을 상실해 왔다. 그래서 법보다 먼저 일탈된 사회윤리를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100년 전 간디가 지적한 7가지 악덕이 지금 우리 사회의 혼란의 주범이라는 것을 상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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