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가계가 점령한 대전의 밤길

대전 업체 60곳중 상당수 시외지역에 주차공간, 불법주차 만연 시, 자치구 관리부실 속 교통사고 유발 등 주민안전 위협

야간시간대 도심속 불법 주차된 건설기계차량에 대한 대전시와 자치구의 관리가 허술해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건설기계 대여업자들이 자체 약속된 주기장(건설기계 주차장)을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자치단체에서는 임시방편식의 단속만 펼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대전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건설기계차량 대여업체는 모두 60곳에 달한다.

지역별로 동구에는 없으며 중구 29곳, 서구 8곳, 유성구 7곳, 대덕구 16곳씩이다.이들 건설기계차량 대여업체는 건설기계차량 1대당 24㎡ 규모의 주기장을 확보(임대 또는 소유)해야만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대여업체가 충남 금산군, 충북 옥천군 등 대전시와 인접한 시군에 있는 주기장을 이용하면 대전시에 업체등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의 경우, 상당수 대전지역을 벗어난 곳에 주기장을 두고 있다. 대전시와 인접한 시군에 주기장이 있다지만 대전지역에서 대형 공사가 발주되는 경우가 많아 아예 도심속이나 대전 교외지역에 불법적으로 해당 건설기계차량을 주차하는 게 허다하다.

건설기계차량은 일반 차량과 달리 보행자를 위협하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으며 도로 양측의 시야를 가릴 수 있어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들의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한 대전시민은 “밤만 되면 도로변에 건설기계차량이 주차돼 골목길로 차량을 운전해 들어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며 “야간시간대에 사각지대를 만들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불러일으키거나 우범지대를 만들 수 있다”고 불평했다.

실제 동구 용전동의 한 골목길 진입로 앞 도로의 경우, 오후 8시 이후에는 공사현장차량이 수개월동안 상습적으로 불법 주차를 해오고 있다.서구 정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진입로 역시 야간시간대 공사기계 차량을 줄곧 주차해놓고 있지만 자치단체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정은 중구도 마찬가지다. 산성동 일대는 아예 덤프차량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그럼에도 자치구의 조치는 1개월에 2차례가량 보여주기식 계도활동 및 단속활동에만 그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치단체가 보행자들의 안전에는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끊이질 않는다. 단속을 하더라도 5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할 뿐이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주기장 사용을 단지 인접한 시군까지 허용할 것이 아니라 기계차량 사용 이후 충분히 주차할 수 있는 거리에 주기장이 있는지를 대여업체 등록 시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해당 주기장을 제대로 이용하는 지 여부도 정기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뒤따른다.

대전시 및 자치구 관계자는 “건설기계관리법 상 건설기계 소유자나 점유자는 건설기계를 주택가 주변의 도로, 공터 등에 세워두어 교통소통을 방해하거나 소음 등으로 주민의 조용하고 평온한 생활환경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며 “주기장의 경우, 업체들이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전 인근 시군에 두고 이를 주차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