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형사2단독(판사 양철한)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둔산동 모 의원 의사 A(49)씨와 B(44)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하지정맥류 진료와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의 공동원장으로, 진료와 수술, 진단서 발급 등 운영 전반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이들이 하는 하지정맥류 수술은 비급여 항목으로, 개인적으로 민영보험회사의 질병보험에 가입한 후 수술, 입원해야만 보험사로부터 30%~100%의 의료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레이저정맥폐쇄술(EVLT)을 이용한 이들의 시술은 입원이 필요없다며 보험사가 걸고넘어지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검찰은 보험사 주장을 근거로, 이 시술은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고 회복기간이 짧아 수술 후 회복실 안정을 취하거나 걷기 운동하면 마취가 풀려 퇴원을 할 수 있다며 이들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환자들이 수술 후 6시간 이상 입원하지 않았음에도 입·퇴원확인서를 발급해주는 방법으로, 2009년부터 2010년 8월 사이에 모두 478회에 걸쳐 모두 8억원이 넘는 수술비를 민영보험사로부터 받아 편취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 지급을 청구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009년부터 2010년 6월경까지 총 612회에 걸쳐 1400여만원을 받아냈다는 게 검찰의 공소내용이다.
그러나 변호인 측의 주장은 다르다.
변호인 측은 “수술 후 필요한 처치를 하고 경과를 살펴보기 위해 수술 당일 환자를 입원하게 하고 처치가 끝나면 당일 퇴원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비록 환자가 수술 당일 퇴원했더라도 이는 정상적인 입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입원이 필요없는 수술에 대해 환자들을 입원시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원은 병원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3년여를 끌어왔던 소송이 일단락됐다.
양철한 판사는 “입·퇴원확인서 작성 사실만으로 입원비를 편취하기 위해 시술 환자들을 입원한 것으로 처리했다고 보기 어렵고, 레이저 치료방법으로 수술 후 출혈과 신경손상, 감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일정시간 환자 상태를 관찰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원의 개념을 환자가 6시간 이상 입원실에 체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환자가 병원에 체류한 시간만을 입원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환자들이 입원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같은 날 양측 다리를 한꺼번에 수술받았음에도 환자가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2회에 걸쳐 수술받은 것처럼 허위진단서를 작성한 혐의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해 두 의사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불복해 항소했고 허위진단서 작성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은 해당 병원 측도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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