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규 행정자치부장(부국장) |
도시팽창의 중심에는 대중교통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도시철도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판암에서 반석까지 대전도시철도(이하 도시철도) 1호선은 도심의 남북을 잇는 균형발전의 축으로 자리잡았다.
2006년 3월 1단계로 판암역에서 정부청사역 구간을 개통한 도시철도 1호선은 이후 2010년 누적수송인원이 1억명을 돌파하고 불과 2년만에 2억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이용객수는 편리성과 안전성, 정시성 등 시민들의 이용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전시는 도시발전의 또 다른 축으로 동서를 이어주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도시철도 2호선은 시작도 하기전에 삐거덕거리는 모양새다. 삐거덕거리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여러가지 이유중 일정부분 정부의 지원으로 건설되는 도시철도 2호선을 두고 정부와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아무리 곱씹어 봐도 하지 말자는 뜻으로 이해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일까.
따지고 보자. 2002년부터 준비한 도시철도 2호선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민선 5기들어 겨우 정부의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를 통과했다. 그것도 정부가 지하철은 절대 안된다는 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말이다.
여기서 그동안 지하철 관철을 위해 대전시에서 백방으로 노력해왔음을 알아둘 필요는 있다.
감히 주장한다. 예타를 통과한 도시철도 2호선을 두고 지금에 와서야 이러쿵 저러쿵하는 것은 못난 짓거리다. 그것도 아니면 말고식은 치졸하기 짝이 없다.
노선까지 정해 정부의 방침이 이러이러하니까 지하철은 힘들고 지상으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예타를 신청할때도 이렇게까지 주장을 강하게 폈는지 되묻고 싶다. 몇년에 걸쳐 용역을 할때도 강건너 불구경하다 예타를 통과하고, 착공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엉뚱한 주장을 펼치는 것은 딴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니 아예 하지말자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서둘지말고 여러의견을 끌어 모아 최선의 선택을 하자는 말. 너무도 좋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그럼 2002년부터 지금까지 십수년간 일방으로만 달려서 예타를 통과한 것인가.
잘못된 판단의 기준은 객관적 사실일때는 명확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주관적일 때는 기준을 잡기란 쉽지 않다. 나름의 주장이 그 기준이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의 주장이 옳은 선택이라고 강요한다.
객관적인 사실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자칫 오류를 나을 수 있다. 게다가 모두가 인정하고 수긍하고, 굳게 믿고 있는 부분을 뒤집고 또 뒤집어 흠결을 찾아내 의도성을 가지는 것은 약속을 저버리겠다는 꼼수나 다름없다.
이쯤해서 가끔 사람들에게 풀어보라고 던져주는 문제가 생각난다.
숫자 '1' 세개로 정답 '6'을 만들고, '10' 세개로 '6'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물론 조건은 있다. 사칙연산 등 알고 있는 수학공식과 용어를 사용하는 대신 인위적인 숫자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 한순간 인위적인 숫자를 사용하지 않고 '1' 세개로 정답 '6'을 나오게 할 수 있냐고 되묻을 수 있겠지만, 공식을 알면 너무도 쉽게 정답 '6'이 나온다. '10' 세개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약속이기에 가능하다. 이 문제를 푸는 방식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떻게든 정답을 찾아 내려고 그동안 배웠던 모든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1+1+1)!=6 넘 쉽지 않은가. 참고로 '!'는 팩토리얼(factorial), 즉 계승이라는 수학용어로써 1부터 해당 정수까지 모두 곱한 것을 말한다. 앞서 (1+1+1)!=6, 즉 3!로써 3×2×1=6이 성립되는 것이다. 숫자 '10' 세개 역시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답은 '6'이 나온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고민해도 모를 것 같던 문제지만 식을 알면 쉽게 풀리듯 도시철도 2호선도 로드맵에 의한 약속대로라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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