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장 |
DSM-Ⅳ의 분류 상,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는 B군의 성격 장애(Cluster B Personality Disorder)에 속한다. B군 성격장애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포함하고 있으며, 극적이고 감정적이며 변덕스러운 특성이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세부적으로 자신에 대한 과대 평가, 칭찬에 대한 욕구, 공감의 결여를 특징으로 하는 성격장애다. 자기애성 인물들은 연약한 것이나 의존적인 삶을 경멸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면서 자신이 일반 사람들보다 위에 있고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데서 삶의 만족과 존재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차원적 접근을 할 때, 이 특성은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특성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애는 표현 양상에 있어서 드러나는 차이가 있지만, 모든 사람은 부정적 자기애와 긍정적 자기애의 극단, 그 중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발달심리학적으로도 초기 청년기에 겪는 정체성 위기의 단계에서 자기의 형성이 이뤄진다고 하면, 후기 청년기의 친밀감의 단계에서는 타인들과 더불어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서 지나친 자기 집중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극단적, 혹은 병리적 자기애는 자기 사랑에 고착함으로써, 자기 이외의 타인을 공감하고 배려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공동의 정체성 확립을 방해한다. 가족공동체 안에서 자기애성 성향들이 강해질 때, 그 가족공동체는 서로를 배려하거나 지원할만한 능력을 상실해 간다. 이것이 자기애적 성향이 병리적으로 발전할 때 생기는 가족공동체의 모습이다.
자기애(自己愛)는 영어인 나르시시즘(Narcissism)을 번역한 말이다. 나르시시즘은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용어의 유래에서 '자기애'는 자아도취적인 뜻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자기와 타인의 관계성, 혹은 의사소통에 영향을 주는 자기애는 가족구성원 개개인의 성격을 결정한다. 자기애는 심리적으로는 발달에, 사회적으로는 적응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성격 요인이지만, 다른 성격과는 달리 스스로는 심리적 어려움을 많이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신경증이나 정신증과 같은 임상적 증상이 많이 보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지만 자기애성 성격의 소유자는 대인관계에서의 마찰이 잦아 가족, 사회공동체에 부정적인 요소를 제공한다.
한 개인이 살아가면서 중요한 위기들을 경험할 때 가족, 사회 공동체로부터 오는 심리적 자양분이 결핍되면, 그 사람도 병들고 무력하게 되겠지만 그보다 먼저 그를 둘러싼 주위 사람들도 무력해지고 병들게 된다. 심리학이든 가정학이든 바람직한 자기애는 공동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한 부분을 이루는 사회공동체, 가정, 사랑하는 사람들 등은 우리의 인격적 존재의 윤곽을 그려주는 선과 같기 때문이다. 자기애성 성격은 연합을 추구하는 직장이나 가정의 목표에 매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 같은 자기애성 성격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되는 가정, 사회문제의 예방적인 차원에서도 자기애성 성격자애에 대한 병리적 관점에서의 이해와 개인의 자각 및 개인과 가족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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