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새누리당을 향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이행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는 민주당은 최근 자당 후보들에게 다음 달 초까지 예비후보등록을 보류해달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충청권 민주당 4개 시도당은 이날 홍익대 세종캠퍼스에서 열린 온라인 공천시스템 후보자 설명회에 당초 계획과 달리 광역의원 후보들만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는 11일 전북지역 설명회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경쟁자인 다른 당의 사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현행 공천제를 유지키로 당론을 결정한 만큼, 출마를 준비중인 후보들의 예비후보등록은 별다른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한 21일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신당 측도 마찬가지. 신당 측 후보들은 아직 중앙당이 창당하지 않은 만큼, 예비후보에 무소속으로 등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신당에서 출마예정인 한 후보는 “국회 정개특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가 이달 말께 결정된다”면서도 “공약사항인 정당공천제 폐지를 파기하더라도 새누리당이 현행대로 공천제를 유지하려는 분위기인 만큼, 폐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소속으로라도 예비후보 등록 후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하겠다”고 강조한 뒤 “출마예정자로서 지역민들에게 적극 호소하고, 다음 달에 중앙당이 창당하면 선관위에서 서류제출 등을 통해 소속정당을 명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갈길 바쁜 민주당 후보군들은 내심 경쟁 후보군들에게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아직 창당하지도 않은 새정치신당에게 뒤처지고 있고 자당 단체장과 관련한 비위사건 등이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예비후보등록마저 늦게 할 경우, 다른 당의 경쟁 후보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기초단체장 후보는 “중앙당의 방침인 만큼, 당원으로서 이를 어기기는 어렵지만, 상대인 새누리당에는 현역 단체장들마저 수두룩하고, 지역 국회의원 등이 밀어주는 다크호스 후보마저 등장한 상황”이라며 “무관인 후보들로서는 상대 당 후보의 유권자들에 대한 표심 행보를 어떻게 지켜봐야 할 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소속의 한 기초의원도 “당론을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거전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한 것 아니냐”며 “예비후보 등록일이 이제 1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당의 방침이라고 통보돼 충격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여야당은 정개특위의 활동 기한을 이달 말까지로 합의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