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흔들기”-“특검관철” 與野 공방

국회 대정부질문서 김용판·국정원 개혁 등 맞불… 정 총리 “장관책임 논할 때 아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성곤 민주당 의원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중도일보제휴사]

국회는 10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ㆍ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문제와 국가정보원 개혁 방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특검도입이 사법부를 흔들고 재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특검 관철을 위해 국회 일정을 연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1심 무죄판결을 받자 야당이 일단락됐던 특검 카드를 다시 꺼냈다”면서 “당초 김 전 청장을 기소한 검찰을 영웅시했던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 결과를 못 믿겠다고 특검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자기모순이자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은 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국가기관 대선 개입이라는 엄청난 사건에 대한 의혹이 앞으로도 국민여론을 분열시킬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담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홍원 국무총리도 “법원이 판결한 사안에 대해 다시 특검을 하자는 것은 삼권분립의 근간을 부정하는 게 아닌가 상당히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국회가 사법부를 너무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 총리는 “민주당이 제출한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해임건의안 관련해서도 아직은 장관의 책임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국정원 개혁과 관련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이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조항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민주당 등 야권은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국정원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민주당의 주장이 거의 모두 반영된 국정원법과 국정원직원법 개정이 이루어짐으로써 국정원의 정치 개입 소지는 원천 차단됐다”며 “갈수록 교묘해지는 국내외 테러와 사이버테러에 대해 국정원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관련 법률을 반드시 정비해줘야 한다”며 국정원 권한 강화를 주장했다.

같은 당의 김영우 의원은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을 거론하며 “노태우, 김영삼 정부시절처럼 통일부장관을 부총리로 승격시켜, 범정부적인 통일문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은 “통일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 필요성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여야 대표가 제시한 '한반도통일평화협의체'와 '통일시대준비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해 정부의 동의여부를 물었다.

같은 당의 문병호 의원은 “튼튼한 안보의 핵심은 정보역량이고, 정보역량의 핵심은 국정원이 국가 안보만을 위해 전념토록 만드는 것”이라며 “국정원이 불필요한 정권 안보에 많은 인력과 돈을 쓰게 되면 국가 안보는 구멍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진행된 비교섭단체 정의당 심상정 대표연설에서 “국회 내 20명 이상의 의원이 있는 정당만 교섭단체를 구성해 국회운영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교섭단체제도를 '정치적 갑을' 관계로 규정하고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