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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통' 대전 유일 아마추어 럭비팀… 올 목표는 사회인팀 창단

  • 승인 2014-02-10 14:15
  • 신문게재 2014-02-11 11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건강백세] 럭비동호회 '대전고구마'

▲ 대전럭비 동호회 '대전고구마' 팀이 전국대회 참석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대전럭비 동호회 '대전고구마' 팀이 전국대회 참석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건장한 체구의 중년 남성들이 날렵하게 생긴 타원형의 공 하나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한 사람이 공을 잡으면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쫓아가고 또 다른 사람들은 공을 쫓는 사람들을 방해하듯 견제하며 따라 잡는다. 언뜻 보면 럭비처럼 보이지만 격렬한 몸싸움이나 과격한 태클은 보이지 않는다.

럭비 동호회 '대전 고구마'는 30년 전 국내 최고의 럭비 지도자였던 이종호 전 충남대교수가 동아공고 럭비팀을 창단하면서 결성했다. 대전 유일의 아마추어 럭비 동호회로 출발했지만 수 십년간 동아공고 럭비부를 후원하는 친목 모임으로 이끌어 오다 1999년 동아공고와 논산고, 부천북고 럭비부 출신들이 모여 스포츠 동호회로 재창단했다.

팀명 '고구마'는 럭비공의 모양이 갈색 고구마를 닮은 점에 착안해 지어졌다. 현재 활동중인 인원은 30여 명으로 팀원 대부분이 고등학교까지 선수로 활동한 전력이 있으며 일부 회원은 국가대표까지 지낸 경력도 있다.

연습시간은 금요일 오후나 주말 오후 가양동에 위치한 가양중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된다. 평균 2시간 정도 연습을 한다. 평소에는 부상을 우려해 '터치럭비' 위주로 연습한다. '터치럭비'란 일반적인 럭비와는 달리 태클, 스크럼, 킥이 없는 럭비 게임으로 중요 대회가 없는 기간에는 '터치럭비'로 게임 감각을 유지한다.

럭비라는 운동 자체가 과격한 운동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취재 당일 이들이 보여준 게임은 과격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장난하듯 아기자기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대학시절까지 선수로 활동했던 이태수(34) 회원은 “겉으로 보기에는 손과 발을 모두 쓰면서 달리기 때문에 거칠게 보이지만 몸싸움 없이 가볍게 터치만 하기 때문에 큰 부상을 입을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주재성(42) 회장은 “럭비가 거친 운동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축구나 농구에 비해 부상 비율이 높지 않다”며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사고나 큰 부상 없이 동호회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고구마'가 자랑하는 최고 강점은 끈끈한 팀워크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편견과 연습장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지난 15년간 팀원 간의 갈등이나 다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대부분이 학교 선후배 관계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탓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 시절부터 습득해온 '희생정신'에 있다. 코치를 맡고 있는 이원용(52) 가양중 럭비부 감독은 “럭비는 공을 들고 있지 않은 선수도 자기 몸을 던지는 경기”라며 “내가 희생해야 팀이 승리할 수 있다는 끈끈한 동료애가 오늘까지 동호회를 이끌어온 힘”이라고 말했다.

'대전 고구마'팀은 올해를 기점으로 팀을 다시 개편할 계획이다. 대전에 거주하는 전직 럭비선수 출신들을 중심으로 구별 럭비 동호회 창단을 준비하고 있고. 지역대학 럭비 동아리 모집과 상설 연습장 확보를 통해 사회인 럭비팀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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