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휴대폰매장에서 퇴근 시 방범셔터를 내리거나 기기를 보관할 금고를 보유한 곳이 드물었고, 상품을 진열대에 두고 퇴근하는 곳도 있었다.
지난 4일 오전 1시부터 4시 사이 대전 동구 홍도동과 용전동 그리고 성남동에 있는 휴대폰매장 3곳이 잇달아 털렸다.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절도범 2명이 유리 출입문을 강하게 밀어 잠금장치를 부순 후 고가의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달아났다. 이들이 매장에 침입해 서랍 속 휴대폰을 챙겨 밖으로 빠져나가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아, 사설경비업체도 손쓸 수 없었다. 절도범에게 당한 3곳의 휴대폰매장 모두 잠금장치를 유리문 상단 또는 하단에 하나씩만 걸어놨고, 진열대 상품을 다른 곳으로 옮겨놨지만, 금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기기를 숨겨 둔 홍도동의 휴대폰매장에서는 절도범들이 모조품 1개를 훔쳤고 이어 용전동 매장에서도 점포주가 놓고 간 아이패드 한 대를 가지고 나오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오전 3시 40분께 세번째 침입한 성남동의 휴대폰매장에서는 진열대 아래 서랍에서 스마트폰 15대를 가지고 달아났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새벽시간 휴대폰매장에 침입한 절도범들은 시간에 쫓겨 눈에 보이는 것만 훔치기 때문에 보관을 잘한 곳에서는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전에서 휴대폰매장 절도가 빈번히 발생해도 각 매장의 보안대책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서구 둔산과 동구 용전 일원의 휴대폰매장 10여 곳을 다녀본 결과 출입문에 철제 방범셔터가 있거나 금고를 보유한 곳은 각각 1곳에 불과했다.
CCTV는 모두 설치돼 있어도 일부는 화소가 낮거나, 퇴근할 때 휴대폰을 진열대에 그대로 둔다는 곳도 있었다.
둔산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조모(39)씨는 “처음부터 건물에 방화셔터가 없었고 유리문에 잠금장치가 하나인 상태여서 잠금장치를 추가하는데 비용도 부담되고, 오히려 눈에 띄어 표적이 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대전경찰청 생활안전담당은 “지난해부터 경찰이 휴대폰매장을 일일이 방문해 방범시설을 점검하고 보완을 유도하는 상태로 잠금장치를 이중으로 하고 기기를 별도로 보관할 것으로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