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의 경우 업무 비효율 극복을 위해 영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정착시키고 있는 반면, 국회는 지난해 8월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 영상회의실을 마련해 놓고도 대면보고를 고집하며, 영상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의 영상회의 미활용은 결국, 세종청사 업무 비효율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세종시 조기정착과 청사 공무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위해 청와대와 국회 분원의 세종시 설치는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9일 국무조정실 및 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에 따라 정부는 업무 비효율 해소를 위해 영상회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 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국무조정실은 선도적으로 영상회의 활성화, 서울 출장 최소화, 서면보고 활용 등 행정 비효율 극복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세종청사와 서울청사에 각각 정부공용과 개별부처 등이 이용하는 영상회의실을 설치, 범정부 차원의 영상회의 기반을 구축한 상태다.
이러한 결과, 지난해 국무회의 등 부처 간 주요회의의 44%(3993건)가 영상회의로 진행됐다. 여기에 힘입어 올해의 경우는 50% 이상을 영상회의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ICT기술을 활용한 영상회의 등을 통해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는 방안이 마련됨으로써 행정 비효율도 차츰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문제는 국회다. 대면보고 등으로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행정공백을 유발하는 국회는 정작 영상회의시스템을 마련하고도 영상회의는 하지 않고 있다. 의원들이 영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청사 공무원들은 국회가 영상회의를 거부하는 한 서울 출장에 따른 업무 비효율은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한 행정사무관은 “정부가 영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해도 국회가 영상회의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세종시 이전에 따른 업무 비효율은 지속될 것”이라며 “국회 분원의 세종시 설치는 잦은 출장으로 지친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국회 분소나 지부 등을 세종시에 설치한다면 업무의 효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상공회의소도 “공무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행정력이 세종시에 집중될 수 있도록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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