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이하 추진단)과 문화재청은 지난달 21일 국제우편을 통해 영문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여러 번의 관문 중에서 첫번째 심사대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추진단이 문화재청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한 뒤 문화재청이 검토 과정을 거쳐 유네스코에 다시 제출하는 절차대로 진행하지만, 이번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다.
때문에 추진단과 문화재청은 이례적으로 영문신청서의 인쇄과정에서부터 동시에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심사대상에 포함되려면 2월 1일까지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 등록이 완료돼야 하는데 국제우편을 감안할 경우 시간상으로 빠듯했던 게 사실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단 한 관계자는 “국제우편이다 보니 시간이 촉박해 문화재청과 함께 인쇄작업부터 개입해서 진행했고 지난달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에 발송했다”며 “3월에 공문을 통해 심사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대상이 확정돼야 다음 일정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출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5~7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충남 공주와 부여, 전북 익산 일원에 있는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사비성, 부여나성, 정림사지, 익산 왕궁성, 미륵사지 등 7개 유적지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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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추진을 위한 지자체의 행정적 지원근거도 마련됐다.
충남도의회와 전북도의회는 지난달‘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보존관리사업 설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으며, 심의과정을 거쳐 관련 조례안을 처리했다.
관련 조례안이 공포되면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이 ‘(재)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보존관리사업단’으로 확대 개편돼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
유네스코에서는 충남 공주와 부여, 전북 익산에 분포된 유적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구의 존재 여부를 중요시 하고 있다.따라서 이번 조례안 제정을 통한 관리사업단 신설 등 명확한 지원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추진단은 앞으로 인력을 6명에서 10명으로 보강하고 상반기 중 재단법인 형태의 사업단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충남도와 전북도,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 등 5개 지자체는 사업단 설립을 위한 출연금을 지원하게 된다.
추진단은 특히 오는 4월 예정된 전문가 예비실사를 거쳐 9월 현지실사에 대한 철저한 준비에 나설 계획으로,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내년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발표된다.
세계유산등재추진단 관계자는 “전문가 예비실사를 통해 유적들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현지실사를 대비할 계획”이라며 “사업단 변경과 대주민 홍보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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