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주민의 총체적 삶의 양식으로 볼 때 문화 편중 극복은 문화정책의 기본이어야 할 것이다. 기존 지역문화자원이나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못한 점도 물론 지숫값에 반영돼 있다. 실제로 문화 인프라 공연장이 늘었지만 주민이 1년에 한 번 안 찾을 정도로 가동률과 효율성이 떨어진 곳이 많다. 청주시처럼 문화유산과 문화인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지자체가 있는 반면에 기존 자원마저 활용하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어쨌든 충청권의 낮은 문화지수는 풀뿌리 문화자치의 근간이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재정자립도와 지역문화 수준은 정(正)의 상관관계다. 국립예술단체 등의 주요 공연도 서울지역에 편중되기 일쑤다. 이것이 본질적인 문제다.
지표가 된 ‘정책, 자원, 활동, 향유’는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문화 접근성 증대로 요약된다. 상위 50개 중 수도권 지자체가 23개나 차지하는 격차는 사회 양극화와도 일치한다. 상대적으로 문화역량 열위지역인 비수도권에 정책적 지원을 더 집중함이 옳다. 수도권 중심의 높은 문화지수 분포가 단순히 문화역량의 차이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문화계의 핵심 화두는 ‘문화 융성’이다. 문화 융성이 누구나 문화를 경험하고 향유하는 데 방점을 둔다면 이번 지표는 그와 엇나가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주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지역문화 활력 제고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속성 있게 다뤄질 부분이기도 하다.
대체로 봐서 문화지수가 낮은 지역은 지역 내 주요 문화주체 간 연대도 원활하지 않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개발에 편중된 지역발전 방식에서 뒷전인 것이 또한 문화예술의 현주소다. 올 하반기 지역문화진흥법 시행과 맞물려 이런 부분도 시정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문화 진흥을 지역경쟁력 제고, 지역발전 방향과 일치시키는 데 있어 이번 문화지표는 그 가늠자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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