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졸업식인지, 선거판인지… ” 천안시의원 상장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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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졸업식인지, 선거판인지… ” 천안시의원 상장남발

1명당 3.5개… 학부모·학생들 눈살

  • 승인 2014-02-06 17:43
  • 신문게재 2014-02-07 2면
  • 천안=김한준 기자천안=김한준 기자
오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등록과 졸업시즌이 맞물린 가운데 천안 각급 학교가 지역정치인들의 선거판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시·도의원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상장을 남발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학부모와 학생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실제 천안 A고등학교는 지난 5일 학부모와 졸업생, 학교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을 가졌다. 이날 1시간 정도 치러진 행사는 20~30분을 상장 수여로 허비됐다.

전체 졸업생 32명 가운데 이사장과 충남교육감 표창을 포함해 각 기관 등으로부터 50%가 넘는 18명의 학생이 수상했다.

이 가운데 정치인의 이름을 내건 상장은 천안지역 2명의 국회의원을 비롯한 천안시장과 충남도의원 2명, 천안시의원 4명 등 모두 9명의 명의로 학생 12명에게 전달됐다. 특히 천안시의원 1명당 나눠줄 상장이 3개 이상 될 것으로 보여 드러내기식 '상장남발'이라는 지적이다.

천안시의회 확인결과 전체 시의원 21명 가운데 20명이 이번 졸업시즌 초중고등학교에 전달할 상장은 모두 437개에 달하고 있다.

이는 123개 초중고교와 비교할 경우 시의원 1명당 평균 3.5개를 전달하는 셈이다. 이들 지역 시의원이 상장을 남발하는 이유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인 학부모들에게 공개적으로 점수(?)를 딸 수 있는데다 선거홍보까지 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본 참석자나 관계자의 입장은 다르다. 학부모 A(45)씨는 “상이 남발되다 보니 상의 의미도 퇴색될 뿐만 아니라 시간을 허비한 느낌마저 든다”며 “기준과 원칙도 없이 상장이 남발되고 정치인 소개로 일색해 졸업식인지 선거판인지 모를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B초등학교 관계자는 “최근 학교운영위원회조차 시의원이 참여해 난감할 때가 많다”며 “상당수 학부모조차도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시의회 관계자는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중학교 한 곳이 신설돼 상장이 3개 늘어난 것뿐”이라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수여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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