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읍 주민들은 공사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흩날릴 가능성을 제기하며 석면광산 우회를 요구하는 반면, 철도시설공단은 사업구역 일대 광범위한 석면 분포로 인해 광산터널 통과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석면피해 저감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충남도와 철도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은 9499억원을 투입해 장항선 철도개량 2단계 사업을 오는 2016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문제는 홍성역에서 광천역으로 향하는 계획 노선에 과거 석면을 채굴했던 대흥광산이 위치해 있다는 점.
이 광산은 1985년 12월 폐광될 때까지 약 150t의 석면이 채굴된 곳으로, 지난해 8월 환경부가 실시한 정밀조사에서 석면이 검출된 바 있다.
장항선 개량 2단계 사업구간 중 홍성 통과구간인 홍성군 광천읍 일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석면 분포지역으로 기본계획 노선은 광범위한 석면 분포지역(5만3581㎡)인데다, 상지천이 7곳에서 교차하고 있다. 따라서 실시설계 과정에서 석면 분포지 통과 및 하천 교차를 최소화하는 노선으로 검토 중이었다.
광천읍 주민 A씨는 “석면 광산이 있는 지역에 터널공사를 하다보면 석면이 흩날리는 등 주민들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면서 “우회 노선 등 확실한 광해방지대책을 마련한 후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천읍 주민 1600여 명은 지난해 11월 말 공사과정에서 석면이 날릴 가능성을 제기하며 국토교통부와 청와대, 국무총리실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주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세워 상반기 중 설명회를 실시하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시설공단은 당초 석면 광산구간에 터널을 뚫는 방식으로 철도를 개설하기로 하고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실시설계를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광천읍 주민들의 강력 반대 등 논란이 확산되자 현재 실시설계를 잠정 보류한 상태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우회를 검토했는데 석면이 광범위하게 분포해 신성과 주포역을 연결하는데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환경부, 지자체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석면 분포현황 및 처리대책을 수립해 최종 노선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철도 노선이 광천역을 거치지 않는 쪽으로 사업이 변경될 수도 있어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내포=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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