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연구장비 총괄관리… 융합연구 지원”

“첨단 연구장비 총괄관리… 융합연구 지원”

핵심기술 산업 기술로 이끌어내… 창조경제 '성공모델' 반도체소자 불량분석장비 등 특허기술 이전 성과거둬

  • 승인 2014-02-06 14:29
  • 신문게재 2014-02-07 10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창조경제의 길을 묻다]-1.정광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단장

지난해 2월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경제·과학계 화두는 단연코 '창조경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창조경제의 핵심에는 과학기술이 있다”며 “대덕특구가 창조경제의 허브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지난 5일 박근혜정부 1년을 평가한 성적표인 국정과제 평가결과에서 '창조경제'는 11위로 중하위권에서 맴돌았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동력이 가장 절실하다.

본보는 대덕특구 정부출연연 기관장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써의 대덕특구 역할과 비전 등에 대해 들어보는 '창조경제의 길을 묻다'코너를 마련했다. 첫 회는 우리나라 대표 여성과학자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해 2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정광화 원장을 만나 '창조경제의 길'에 관해 들어보았다. 정 원장은 7일자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편집자 주>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인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대덕특구가 주목받고 있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창조경제를 어떻게 실현시키고 있는지 말해달라.

▲'창조경제는 인간에 대한 배려'다. 박근혜대통령이 '창조경제'를 국정기조로 선택한 이유를 국민들을 잘살게 해주는 툴(tool)로 과학을 선택했고, 그것이 창조경제가 아닐까 생각했다.이런 측면에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기초지원연)은 창조경제의 핵심기관이다.

최근 연구원에서 몇건의 특허기술 이전 성과를 냈다. 이 가운데 '반도체소자 불량분석장비' 국산화 기술의 국내 중소기업 기술 이전이다. '반도체소자 불량분석장비' 국산화 부분은 우리 연구원의 자랑스러운 성과이며, 특히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민가싶다.

기초지원연은 '기초연구 인프라 기관'으로서 다양한 연구장비를 구축·개발, 지난해 연구장비인 '초정밀 열영상현미경'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초정밀 열영상현미경'의 핵심기술이 '반도체소자 불량분석장비'의 핵심부분과 유사한 기술이라는 것을 파악, 관련 응용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민간기업이 개발하기 어려운 핵심기술을 출연연이 개발하고, 이 기술의 스핀오프를 통해 산업기술로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최대 강점이며, 또한 이 기술의 출발점이 첨단 연구장비개발에서 시작됐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 시대의 성공모델일 것이다.

-취임 1년을 맞이한다. 취임 이후 가장 주력했던 사업이나 정책은 무엇인가.

▲취임 초기 직원들에게 “우리 연구원의 주인은 여러분이다. 나는 주어진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기관발전을 위한 노력을 다하는 임시직일 뿐”이라며 우리 연구원의 직원 각자가 주인의식을 갖고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자율적으로 업무에 임해주기를 요청했다.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지향점을 바라보고 있다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주인의식이란 전체 구성원이 한곳을 바라보며, 자율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지난 한해 기초지원연은 '세계최고 수준의 기초연구지원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주력했으며, 그 결과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 중소기업지원에서는 첨단분석장비를 활용해 전체 분석지원서비스의 약 20%를 중소기업을 위해 수행했으며, 약 22개의 파트너기업을 선정해 협력을 강화했고, 충청권 중소기업통합지원센터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지원체제를 마련했다.

국가연구시설 장비의 총괄관리를 통해 연구장비에 대한 효율적 활용의 토대를 만들었다. 기초지원연 산하의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는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연구시설과 장비를 총괄관리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미래부와 함께 5만7000여점에 이르는 연구장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연구장비에 전반에 대한 실태파악을 수행했다.

-여성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 한국진공학회장,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 등 경력이 화려하다. 정 원장을 롤모델로 닮고 싶어하는 후배 여성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여성 후배에게 3F를 당부한다. 3F는 Forgive(용서하다), Forsake(버리고 가다), Forget(잊어버리다)이다. 우리나라 여성은 관습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자신이 잘못했다는 인식을 갖는다. 이런 인식을 벗어나 내자신에 대한 용서, 사사로운 일에 대해서 버리고 잊어버린 후 자신 일에 몰두하는 것이 중요하다.

1978년 표준연에서 근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당연히 여성과학자에 대한 롤 모델도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 과학기술계를 기준으로 본다면 여성이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지만, 과거보다는 여성과학기술인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한계가 있다면 누군가는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길을 터 놓아야만 한다.

-정부출연연 기관장으로 세웠던 경영 신념이나 철학이 있다면 말해달라. 또한 삶의 소신이 있다면 무엇인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강한 힘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가와 민족에 충성, 그리고 항상 작은 일에 충실하라'이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이 단지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측면 뿐 만아니라 현재 자신을 둘러싼 가장 큰 단위인 국가와 민족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살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항상 작은 일에 충실하라'는 세상을 살아가다 간과하기 쉬운 작은 일들에 충실함으로써, 이들이 모여 큰일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포함해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연구자들에게 '자신이 받는 월급은 국민의 세금이므로, 스스로가 국가와 경제, 그리고 지역사회에 얼마나 되돌려주고 있는 지'를 늘 생각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

▲기초지원연은 지원기관으로서 일반적인 출연연과 또 다른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기초지원연은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연구장비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초연구를 위한 분석지원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현대 과학기술에서 연구장비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또한 연구장비의 대형화 고가화로 인해 장비를 소유할 수 없는 기초연구자를 위해 장비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처럼 현대의 연구장비는 단일 기관이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초지원연과 같은 장비전문 지원기관이 통합 구축 운영하고, 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중소기업 지원이나 융합연구를 필요로 하는 '창조경제'실현에서 기초지원연은 가장 큰 강점을 발휘하며 발전가능성이 보다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기초지원연의 발전가능성을 극대화 시켜, 국내 최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연구 지원기관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미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대학·기업·공공연구기관 등과 융합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분석지원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 분석장비 개발과정에서 파생된 기술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등 현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에 가장 적합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여기에 더해 'Good To Great, KBSI'를 강조하고 있다. 짐 콜린스(Jim Collins)의 저서 'Good To Great'를 우리기관에 맞게 해석한 것인데, 이 책에서 저자는 'Good'이 'Great'의 최대의 적이라고 말한다. 현재 기초지원연이 좋은(Good) 연구기관을 넘어 Great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배문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