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원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광주센터 분석연구부장 |
세계인구고령화 보고서(UN, 2009)에 따르면 100세 이상의 장수가 보편화되는 시대를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 시대로 표현하였으며, 2020년에는 평균수명이 80세 이상인 국가가 31개국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 현생인류의 각종 장기들은 100년을 보증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대표적 질환인 암의 경우,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률도 함께 증가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면역질환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약 36%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1900년대 일반인의 평균수명에 해당하는 36세부터 암의 발병률이 급증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현생인류의 유전자속에 설계된 내구연수 초과로 인해 발병하는 필연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인구고령화에 따른 미래 사회문제와 연관시켜보면 일정 수준의 건강과 활동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경제적 부담, 즉 건강보험 등의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2011년 통계청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장래인구추계'에서는 경제활동인구 100명이 책임져야 하는 부양인수가 2010년 37.3명에서 2020년 40.7명으로 소폭 증가하지만, 2040년에는 77명, 2050년 89.8명으로 급상승하고, 심지어 2060년에는 101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러한 부양인 증가를 유소년과 노인층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유소년 부양인의 경우 2010년부터 2060년까지 20명 수준에 머무는 반면, 노인부양인구의 증가세가 전체 부양인구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1960년대에서 2010년까지는 베이비 붐 세대의 영향으로 부양대상이 유소년층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현재부터 2060년까지는 주요 부양대상이 노인층으로 변화한 것이다. 특히 유소년 및 노인을 합한 전체부양인수의 측면에서 보면, 2013년이 경제활동인구 100명당 전체부양인이 36명 수준으로 가장 낮아, 사회적 부담만 고려한다면 2015년 전후까지 경제적으로 가장 윤택한 시기이다. 그러나 향후 약 50년간은 노인층을 중심으로 하는 전체부양인구의 급증에 따라 의료비 등의 사회적부담도 급증하게 된다.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미래의 경제활동인구인 자식이 많았던 흥부네 가족에서 노인에 대한 의료비 부담증가에 따라 부양 책임을 회피하는 고려장 시대로 회귀할 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과거 식량자급화, 산업화, 선진화 등의 국가발전에 큰 기여를 했던 노인 세대들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제는 고령화에 따른 노인의료비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광주센터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문제에 주목하여, 2006년부터 노화 및 퇴행성질환 연구 인프라 확충에 주력해 왔으며, 지난해말부터는 노화연구에 필수적인 고령동물생육시설 본격 가동이 이뤄졌고, 향후 노화과학연구지원센터, 노화과학기술대학원 등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노화 및 퇴행성질환 관련 연구지원을 통해 100세 인류시대의 노인 건강과 노인 의료비 문제의 조기해결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현대 과학기술과 우리세대의 노력을 결합시켜, 현생인류에 설계된 36년의 내구연수를 100년으로 연장하는 과학기술이 절실해졌으며, 이것만이 국가의 발전을 유지하면서 국민 모두가 건강한 100세 인류시대를 맞이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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