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일 기준으로 대전에는 공립고 34개교 3만 5352명, 사립고 28개교 2만 6968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공립고가 사립고보다 정원이 약 23%가량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고, 외국어고 등 일반고와 학력 비교가 무의미한 초강세 공립 특목고를 제외하면 사립고가 공립고보다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
대전진로진학교사협의회가 최근 5년간(2010~2014 수시) 서울대 합격자 분포(특목고 제외)를 분석한 결과 사립고 230명, 공립고 185명으로 나타났다. 2014학년도 충남대 수시 합격자 최다 배출 순위에서도 1위에서 5위까지 모두 대전권 사립고가 차지했다.
서울대와 충남대 합격자 숫자 만으로 사립고 학력이 공립고를 압도한다는 것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정원이 적은 사립고가 괄목할 만한 결과를 보였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립고 강세는 비단 대전만의 상황은 아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수능성적을 분석한 결과 사립고와 국공립고 간 표준점수 평균 격차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2013학년도 영역별 격차는 외국어가 5.3점으로 가장 컸고 수리가 4.5점, 수리나 4.3점, 언어 영역이 4.1점이 났다. 세부적으로는 언어 영역의 경우 2010학년도 사립-국공립 격차는 2.3점이었으나 이후 2.9점, 3.1점으로 벌어졌다.
같은 기간 수리가 역시 양쪽의 격차가 1.8점→2.2점→2.9점→4.5점으로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사립고가 공립고 학력을 앞지르는 원인은 교원 간 절박함의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교원의 실력은 임용고시를 100% 거쳐야 하는 공립고 교원이 그렇지 않은 사립고보다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입시 결과에 따라 자신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는 사립고 교원의 절박함이 열정적인 입시 지도로 이어지고 결국 학력 수준에서 우위를 점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교육계의 전언이다.
또 공립고에서는 불가능한 입시 결과에 따른 교원 인센티브가 사립고에서는 탄력적으로 가능한 점도 한 가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사립고 교사들은 입시 결과에 따라 자신의 자리가 없어질 수 있지만, 공립고의 경우 정년이 보장되고 수년마다 학교 이동을 해야야 입시 지도 열정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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