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한 종파의 지도자를 넘어 국민의 지도자로 한국 현대사를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다간 고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는 사람들의 추모 행렬에서 우리는 모두 기적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5주기를 맞아 국내ㆍ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출연료를 모두 기부할 예정이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주의 등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물결에 거슬러 스스로 바보 아닌 바보들이 되는 음악회다. 가진 것을 통해서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퍼주는 음악회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가르침을 실천하는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특별히 3회에 걸친 축제의 형식으로 더욱 풍성해졌다. 다양한 연주단체들이 뜻을 모아 펼쳐진다. 16일 오후 2시에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는 클래식과 재즈를 조합한 새로운 장르로서, 클래식 음악을 재즈로 연주하며 2-Piano/4-Hands와 더블베이스, 드럼이라는 다소 벗어난 편성을 가지고 있는 'Clazz5'가 피아졸라의 탱고음악들로 무대를 장식한다. 같은 날인 오후 8시에는 대전시립교향악단 악장을 역임하고 폭 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미영과 학구적인 태도를 잃지 않으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김정열로 구성된 이중주 팀 'Duo A&U'와 소프라노 '김지숙'이 함께한다.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곡들로 구성됐으며, 기타리스트 김정열의 편곡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할 예정이다.
28일 오후 7시 30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는 바보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바보음악회'가 열린다. 이운복의 지휘와 함께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가 연주를 하며 실력있는 솔리스트와 단체가 대거 참여해 감동의 전율을 느끼게 할 전망이다.
비르투오적인 기교와 정확한 음정의 매혹적인 첼리스트 이상경과 화려한 음색과 감성 풍부한 연주로 주목받는 플루티스트 박현정, 관객을 압도하는 무대 매너로 시선을 사로잡는 소프라노 한예진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유하고 있다.
단순히 듣는 음악이 아닌 21세기형 보고 느끼는 음악을 추구하는 여성 연주자 4명으로 구성된 '보이스 포 유',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대전의 아동합창단 '너울가지합창단'까지 벌써부터 그 무대가 기다려진다.
전석 1만원. 문의 042-270-8333.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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