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훈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
지난해 말 특구개발계획이 확정 고시됨에 따라 대규모 국책 및 민간사업, 즉 기초과학연구원과 사이언스센터, 그리고 특허센터 건설이 본격 추진되기 때문이다. 또한 HD드라마타운 건설이 시작되고 다목적 전시장 건설도 그 절차가 통상산업부에서 기획재정부로 넘어가면서 탄력을 받게될 것이다.
이는 그간 사실상 공터 취급을 받아 왔던 이 곳에 5개의 개발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엑스포과학공원이 지난 20년 간의 잠에서 깨어나는 역사적인 사건이요, 그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엑스포재창조 사업이 실현단계로 들어서는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필자의 새해 소망은 이러한 사업들이 차질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는 대전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케팅공사의 만성적 적자구조를 크게 개선시켜 줄 것이다.
이에 따라 공사의 획기적인 경영개선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부여받은 고유업무, 즉 도시마케팅과 관광산업, 그리고 MICE산업의 발전이 큰 동력을 얻게될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사이언스센터의 민간자본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민간자본 유치의 관건은 사업성이다. 현재 유치규모를 2000억원정도 예상하고들 있지만, 반드시 이 규모에만 얽매여서는 안된다고 본다. 3000억원이든 4000억원이든 투자자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대상이 되어야 한다.
또 다시 공공성이 과도하게 강조된다면 이 프로젝트의 장래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공공성과 사업성은 서로 상반된 개념이라기 보다는 상호 보완적일 때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남태평양의 어느 섬을 개발하는 것은 외지인들에게는 격조 높은 휴양과, 주민들에게는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환경파괴라는 생태학적 부작용을 수반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럴 경우 최적의 접점을 찾는 일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지금 서울 잠실에는 120층의 롯데타워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도 교통체증이 심한 이 곳에 그 거대한 구조물이 완공됐을 때 발생할 교통체증을 예상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사업자 측에서 지하차도를 건설함으로써 체증을 완화한다는 계획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프로젝트를 반대한다는 인근 주민을 만나기 어렵다.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약 4조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이 곳이 서울 남동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는 주민들의 암묵적 동의가 저변에 깔려있다는 느낌이다.
요즘 '사회적 자본'이 화두가 되고 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사회적 자본은 사회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공동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하는 자본을 이르는 말이다.
사람 사이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일체의 신뢰, 규범, 소통 등을 일컫는다. 이 중에서도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보르듀나 미국의 역사 철학자인 후쿠야마 같은 이들은 사회적 자본의 공통된 핵심 키워드로 '신뢰'를 꼽는다.
이들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나 경제수준도 높아지는 원동력이 된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회 구성원도 자신이 속해 있는 국가나 지역이 발전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상호 상대방을 불신하고 갈등과 반목이 심해지면 그 사회의 사회적 자본의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약화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엑스포재창조 사업의 방법이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상호간의 반목과 갈등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엑스포재창조 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대전의 사회적 자본의 힘이 최대한 발휘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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