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배 목원대 총장 |
자타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인정받던 삼성전자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계속해서 창출하고 유지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오던 휴대폰사업 부문이 이제 실적부진에 빠지기 시작한 전조라는 것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위기를 직감한 탓인지 이건희 회장은 연초 삼성그룹의 신년하례식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뤘듯이 이제 질을 넘어 제품·서비스·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나가자'며 미래를 준비하는 강력한 혁신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늘 그러하듯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운다. 사람들은 새해에 꼭 이루고 싶은 계획과 포부를 정하고 이를 지키고자 결심하곤 한다. 그 결심을 지키는 시간이 길든 짧든 말이다. 한 모바일리서치업체에서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새해 계획 실천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 결과에 따르면 모두 지켰다는 응답은 단 3%에 불과했고, 절반 이상 해냈다는 응답은 46.9%, 한두 가지나마 실천했다는 응답이 34%였으며,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1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맘 먹고 세워놓은 계획이지만 이를 지키고 실천하기는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과 같은 조직도 새해가 되면 신년사를 통해 저마다 경영방침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의욕적으로 제시한다. 현재 우리 조직이 처한 현실이 이러저러하니 경쟁에서 살아남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로 새해 신년사에서 언급되는 경영방침이나 목표를 보면 그 조직이 현재 처한 경영환경에 대한 인식과 조직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주요 관심사가 무엇인가에 관한 암시를 얻을 수 있다.
필자가 총장으로 있는 대학은 올해로 개교 6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이다. 총장에 취임하면서 줄곧 강조해 온 학생중심대학이라는 큰 줄기의 경영방침을 유지하고,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지역 사회와 연계성이 높고 대학이 상대적 우위를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배가하는 중요한 시기로 규정하였다. 이를 위해 전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사를 통해 우리 대학이 처한 현실과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중점을 두고 추진해 나가야 할 금년도 목표와 전략적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제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학 조직도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해 우리나라 대학 사회에 던져진 최대의 화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정원조정과 구조개혁의 요구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2018년부터 대학입학 정원과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역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서 진리탐구와 학문연구라는 대학의 본질을 지키는 동시에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는지가 대학 생존의 열쇠가 될 것이다.
2014년 새해는 갑오년 말의 해다. 말은 12지간 중 일곱 번째의 동물로 우리 인간들과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물이다. 말은 영리하고 진취적이며 힘이 있고 부지런하면서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근면성과 사회성이 있는 동물이다. 특히 올해 2014년은 '청말띠의 해'라고 한다. 서양에서 청마는 유니콘을 의미하기도 하며 행운과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2014년은 각 분야와 조직 저마다의 신년사를 채찍삼아 말처럼 맡은 일에 성실히 최선을 다하고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각자 계획하고 원하는 모든 일들을 능히 이룰 수 있는 축복된 한 해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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