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를 아시나요]새마을 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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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를 아시나요]새마을 보일러

[정동찬]겨울 난방의 신기원

  • 승인 2014-02-04 14:03
  • 신문게재 2014-02-05 17면
  •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아무리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는다 하여도 아직은 그렇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뚜렷한 계절의 변화는 의·식·주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계절에 따른 의·식· 주가 다르기 때문에 그 어느 나라의 문화보다도 풍성한 문화요소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추운 겨울이 있다. 이 추운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먹을거리와 입을 거리는 물론이고 방을 따뜻하게 덮혀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방을 따뜻하게 덮혀서 생활하기 위해 고안해 낸 장치가 바로 구들이다. 구들은 아궁이에 짚이나 장작, 나뭇가지 등으로 불을 때서 얻은 열로 방바닥에 깐돌을 덮혀 따뜻하게 하는 반영구 난방장치다. 그런데 이 구들을 덮히기 위해서는 많은 땔감이 필요하였다. 그래서 언제나 겨울 땔감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주된 땔감이 나무였기 때문에 땔감으로 나무를 베어 낸 산들은 대부분 벌거숭이가 되기도 하였다.

벌거숭이가 된 산을 가꾸는 일들을 하기도 했는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해가면서 도시화에 따라 주거환경도 변해갔다. 그러나 다른 환경들은 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구들에 익숙한 난방문화는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겨울 난방을 위한 땔감이 나무에서 연탄이나 기름, 전기 등으로 바뀌어갔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던 것이 연탄이었다. 그런데 이 연탄은 나무를 때는 것 보다는 간편했지만 유독가스가 발생하여 갈라진 방 틈으로 가스가 새어 들어와 많은 인명피해를 내게 되었다. 이 연탄은 연탄 화덕에 바퀴를 달아 밀어 넣거나 불기운을 옮겨주는 파이프로 연결해서 구들장을 덮히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구들은 예전 그대로였다.

방고래 위에 구들장을 놓고 흙맥질이나 시멘트로 틈을 메우고 장판지를 발라 마무리한 구들방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한 틈새가 생기곤 하였다. 이 미세한 틈 사이로 새어드는 연탄의 유독가스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연구와 발명들이 이루어지곤 하였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새마을 보일러였다. 연탄화덕 주변에 물 파이프를 감아 덮히고 연결된 긴 파이프를 구들대신 방에 깔아서 덮혀진 물을 돌려 방을 덮히는 혁신적인 방식이었다. 이 새마을 보일러가 이제는 최첨단 보일러로 발전하여 우리 몸에 맞는 구들 방식을 변함없이 이어가면서 우리 겨울나기를 도와주고 있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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