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대로 구조개혁의 핵심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입학정원 공백이다. 그에 따른 일련의 구조개혁은 최악의 경우 대학 문을 닫아야 하는 행·재정적 조치, 즉 퇴출을 의미할 수도 있다. 모든 여건에서 차이 나는 지방대의 특수성을 반영한 평가 체제가 선행 안 되면 지방대는 여기서 불리하다. ‘지방대 죽이기’ 혹평까지 나오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 3년간 재정지원제한 대학 선정 결과를 보면 수도권 대학이 25개교인 데 비해 지방대는 96개교에 달했다. 지난 10년간 전국 대학 정원 감축률 차이에서도 그 파장이 어느 정도 짐작된다. 대학 평가에서 정성평가를 도입해도 재정여건이나 충원율 등 정량평가에서 등급이 낮은 지방대에 불리하긴 마찬가지다.
지방에서도 사립대와 도(道) 소재 대학의 타격은 보다 클 전망이다. 동일한 잣대가 공정성 논란을 빚는 한국적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지역 특성 및 대학 특성화 발전 전략을 포함한 구조개혁에 대해 논의했으면 한다. 내년부터 1주기 평가가 본격화되는 만큼 이 눈치 저 눈치에 미적거릴 때가 아니다.
정원 감축 비율폭이 지방대에 집중되지 않게 정하지 않으면 수도권 대학에 유리하게 전개된다는 점은 지방대로선 피할 수 없는 핸디캡이다. 수도권 대학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평가 후 등급화 과정에서 비중을 조율하는 등의 보완을 거쳐야 할 것이다. 대학 미충원 인원이 많은 지방대가 대학정원 감소분을 감당하는 결과가 되지 않아야 한다. 피해를 열악한 지방대가 떠안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지방대는 지금 살아남기 위해 특성화하고 내실을 다질 여력이 별로 없어 보인다. 구조개혁 방안 발표 이후 존립 위기감이 짓누르고 있는 분위기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의 분리 평가가 구체적 평가 내용에 꼭 담겨야 한다고 본다. 벌써부터 지방대 공동화를 지역경제 황폐화로 연결하기도 한다. 지역 여건을 살피면서 구조개혁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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