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전국 텔레마케터 2명 중 1명이 지역에 종사하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대전시와 지역 금융권과 텔레마케터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에서 운영되는 콜센터 수는 120 곳으로, 1만5000여명의 텔레마케터가 종사하고 있다. 전국 3만2000여명의 텔레마케터의 절반에 가까운 마케터들이 대전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후속대책으로 금융회사의 전화나 텔레마케팅(TM)·SMS 통한 대출, 보험 등 영업행위를 금지하면서 대전지역의 마케터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들은 입사 후 2~3개월 간 80만~100여만원의 기본급만 받고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받고 있어 영업제한으로 인해 주 수입원을 잃으면서 생계 위협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에서는 일부 텔레마케터가 실직을 당하거나 스스로 퇴사를 하는 등 개인 정보유출로 인한 후 폭풍이 거세다.
고객에게 동의를 얻어 보험사에 정보를 제공을 하고 있는 A업체에 근무한 김 모씨 또한 이번 사태로 직장을 잃었다.
김모씨(36·여)는 “지난달 26일(일) 회사에서 갑자기 전화가와 카드 정보유출 사태로 당분간 영업콜이 중단돼 회사에 나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돼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 뿐만 아니라 금융권 콜센터에 근무하는 텔레마케터들 또한 수입원이 줄어들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 특히, 콜센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 직원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오랜기간 근무한 직원은 3개월 간의 영업행위를 하지 않아도 기존 고객을 유지해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신입 직원은 막다른 수입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서다.
금융권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함모씨(35·여)는 “지난달 영업행위가 금지 되면서 오랜 기간 근무한 직원보다 경력이 짧은 텔레마케터들 대부분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고민하고 있다”며 “대부분 직원들이 주부나 홀로사는 여성이기 때문에 영업제한은 이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퇴사 등이 잇따를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으로 특히 콜센터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대전은 타 지역보다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는 금감원이 발표한 인건비 보존과 고용유지 등에 대한 내용만 인지하고 있을 뿐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일부 콜센터에 사태 파악을 한 결과 자동차 보험 등 갱신업무 등의 콜을 받고 있고, 직원 일부를 교육중으로 직원들의 불이익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 지는 여부는 추후 상황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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