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일 교육체육 |
구조개혁 추진 시 지방대만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대가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서울 및 수도권대와 지방대를 나누는 이른바 '투 트랩' 평가가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대학 소재지를 따지지 않고 모두 동일한 잣대로 평가, 2023학년도까지 3주기로 나눠 16만 명을 줄인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이와 관련 “대학평가에서 정성평가 지표를 도입하면 지방대가 결코 불리한 것은 아니다”고 지방대의 우려가 기우에 그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지방대가 체감하는 위기감은 너무나 크다. 그동안 교육당국이나 언론사 등의 평가 결과 지방대는 서울 및 수도권 대학보다 저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또 수도권으로 인재 집중 현상이 계속되면서 지방대 경쟁력 악화는 더욱 차이는 더욱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방침은 '헤비급'과 '라이트급' 선수를 사각링 안에서 권투 시합 붙이는 것과 다름없다.
같은 체급끼리 맞붙어야 공정한 게임인데 체중과 펀치력 차이가 현격한 선수가 겨룰 때의 결과는 보나 마나 한 것이 아닌가.
현행 대학구조개혁 방식대로라면 향후 9년 동안 문을 닫는 지방대가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대학 평가시 부실 지방대에 특혜나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건실한 지방대가 최소한 서울 및 수도권 대학과 겨뤄볼 만하다고 느낄 정도의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대는 단순히 학문만을 연구하는 곳이 아니다.
문화 체육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에서 대학은 지역 주민의 소통 공간이다.
지역 주민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공연을 관람하고 공을 차며 땀을 흘릴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학이다. 지방대가 사라진다면 주민들이 문화 공간으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 사회의 중심축인 지방대가 정부의 불공정한 게임의 희생양이 된다면 지역 주민부터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부는 평가지표 및 지표별 반영비율을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지방대가 납득할 만한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이 대학구조개혁의 성공을 담보한다는 것을 교육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