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덕]아동복지시설 중앙사업 환원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윤부덕]아동복지시설 중앙사업 환원을

[중도마당]윤부덕 대전시아동복지협회장

  • 승인 2014-02-03 14:09
  • 신문게재 2014-02-04 16면
  • 윤부덕 대전시아동복지협회장윤부덕 대전시아동복지협회장
▲ 윤부덕 대전시아동복지협회장
▲ 윤부덕 대전시아동복지협회장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으로 국민들이 근심없이 각자의 일에 즐겁게 종사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국민행복시대 정책에 맞춰 정부예산의 30%인 약100조원이 복지예산으로 책정됐다. 과거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근간인 6·25전쟁 당시 주변에 전쟁고아가 난무하고, 외국의 원조를 받아 근근이 끼니를 이어가던 때와 비교하면 눈부신 성장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렇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회복지예산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과연 누구나 근심 없이 즐겁게 종사하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인지가 꽤 의문스럽다.

지난해 9월 24일 서울정부종합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한 기능 및 재원조정 방안 마련'에 대한 정부 합동 기자회견에서 장애인거주시설, 노인시설(양로), 정신요양시설 운영사업에 대해 2015년 중앙으로 환원한다고 발표했다. 아동복지분야 실천현장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중앙 환원 목소리를 높여 왔으나, 정부에서는 2008년 감사원 지적이 없었기 때문에 빠져 있다는 것 뿐 어느 하나 명확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의 상황도 마찬가지인데, 정부는 장애인거주시설, 노인시설, 정신요양시설만 사회복지예산의 지방이양에 따른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아동복지시설도 지역별로 과장급(10호봉)이 월 57만 4000원 차이가 난다는 것은 이미 현장에서는 모두 알고있는 사실이었는데, 2013년 국정감사에서 김성주 의원을 통해 지적이 되었다. 매년 정부에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공무원 인건비 95% 수준으로 정해 하달해도 지자체에서는 예산이 없어 매년 동결하는 경우가 많다. 저출산 등으로 아이가 줄어들고 법령상 2·3교대 직원 배치에 대한 명시가 없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유예기간 없이 바로 퇴직시키라고 하는 일이 지방에서는 허다한 일이다. 직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동복지시설에 입소되는 아동들은 부모와 분리돼 시설 생활을 하기 때문에 심리·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의미있는 성인인 시설 종사자와 함께 자신을 소중히 생각할 줄 알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환경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겠는가? 아동복지시설 아이들은 지금 나를 돌봐주고 있는 선생님들이 그만두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아동복지시설은 과거와 같이 아이들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에 그 기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심리·정서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한 아동들이 입소되는 아동복지시설에는 치료적 기능을 강화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겸비해 위기가정을 사례관리하면서 지역사회 아동복지종합센터로서 촘촘한 복지그물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아동복지시설 아동들을 지자체의 지역적 특성에 맞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지역행사 유치에 혈안이 된 지자체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아이들의 밝은 표정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아이들이 장차 건강하게 성장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나는 데에 부족함이 없겠는지 반드시 짚어봐야 할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아동복지협회를 중심으로 전국 아동복지시설의 관계자 및 지역주민들 약 5만명 이상이 아동복지예산도 중앙으로 환원시켜 달라는 서명운동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동복지분야는 특히나 선거권이 없는 18세 미만의 아동들이기에 누군가가 정치적인 목소리를 대변해줘야 하는 정치적 소외계층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법정화된 보장시설(장애인거주시설, 노인양로시설, 아동복지시설, 정신요양시설) 중, 2015년 사회복지예산 중앙환원 계획에 왜 유독 아동복지시설이 빠지게 된 것인지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복지예산 100조원과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긴 이 시점에서, 시설 아동들이 행복하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믿음과 신뢰를 보여주어야 할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