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부덕 대전시아동복지협회장 |
지난해 9월 24일 서울정부종합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한 기능 및 재원조정 방안 마련'에 대한 정부 합동 기자회견에서 장애인거주시설, 노인시설(양로), 정신요양시설 운영사업에 대해 2015년 중앙으로 환원한다고 발표했다. 아동복지분야 실천현장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중앙 환원 목소리를 높여 왔으나, 정부에서는 2008년 감사원 지적이 없었기 때문에 빠져 있다는 것 뿐 어느 하나 명확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의 상황도 마찬가지인데, 정부는 장애인거주시설, 노인시설, 정신요양시설만 사회복지예산의 지방이양에 따른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아동복지시설도 지역별로 과장급(10호봉)이 월 57만 4000원 차이가 난다는 것은 이미 현장에서는 모두 알고있는 사실이었는데, 2013년 국정감사에서 김성주 의원을 통해 지적이 되었다. 매년 정부에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공무원 인건비 95% 수준으로 정해 하달해도 지자체에서는 예산이 없어 매년 동결하는 경우가 많다. 저출산 등으로 아이가 줄어들고 법령상 2·3교대 직원 배치에 대한 명시가 없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유예기간 없이 바로 퇴직시키라고 하는 일이 지방에서는 허다한 일이다. 직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동복지시설에 입소되는 아동들은 부모와 분리돼 시설 생활을 하기 때문에 심리·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의미있는 성인인 시설 종사자와 함께 자신을 소중히 생각할 줄 알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환경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겠는가? 아동복지시설 아이들은 지금 나를 돌봐주고 있는 선생님들이 그만두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아동복지시설은 과거와 같이 아이들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에 그 기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심리·정서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한 아동들이 입소되는 아동복지시설에는 치료적 기능을 강화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겸비해 위기가정을 사례관리하면서 지역사회 아동복지종합센터로서 촘촘한 복지그물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아동복지시설 아동들을 지자체의 지역적 특성에 맞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지역행사 유치에 혈안이 된 지자체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아이들의 밝은 표정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아이들이 장차 건강하게 성장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나는 데에 부족함이 없겠는지 반드시 짚어봐야 할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아동복지협회를 중심으로 전국 아동복지시설의 관계자 및 지역주민들 약 5만명 이상이 아동복지예산도 중앙으로 환원시켜 달라는 서명운동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동복지분야는 특히나 선거권이 없는 18세 미만의 아동들이기에 누군가가 정치적인 목소리를 대변해줘야 하는 정치적 소외계층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법정화된 보장시설(장애인거주시설, 노인양로시설, 아동복지시설, 정신요양시설) 중, 2015년 사회복지예산 중앙환원 계획에 왜 유독 아동복지시설이 빠지게 된 것인지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복지예산 100조원과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긴 이 시점에서, 시설 아동들이 행복하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믿음과 신뢰를 보여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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