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도에 따르면 서천 금강하구에서 시작해 부여 종계장과 천안 오리농장으로 번져 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AI 사태'는 지난달 27일 서천 오리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이후 6일째 잠잠한 상황이다. 특히 나흘간 이어진 설 명절 연휴기간에도 고향 방문객들이 AI 바이러스를 퍼트릴 것이란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조용했다.
이는 충남도와 시군에서 가금류 농가 및 철새도래지 방문 자제 요청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도는 설 명절 귀경차량 및 귀경객 대상 홍보 및 소독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으며, 고속도로 나들목과 주요 도로 등 105곳에 방역초소를 설치ㆍ운영했다.
그러나 도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도 대책본부는 연휴기간 보령 등 6개 시군 통제초소에 대해 현지점검을 실시하는 등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전통시장 내 살아있는 닭ㆍ오리 판매금지 조치에 따라 오는 5일까지 현장지도를 실시하는 한편, 종오리 농장ㆍ부화장ㆍ종계장 등 189곳에 대해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현장소독 점검ㆍ관리 중이다.
이날 현재 금강호, 천수만, 삽교호 등 도내 철새도래지에는 모두 23만3000마리의 겨울철새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날보다 3000여 마리가 줄어든 수치다. 따라서 도는 도내 철새도래지ㆍ서식지를 중심으로 소독 및 예찰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 가축위생연구소에서는 이날 도내 종오리농장 9곳을 대상으로 일제 정밀검사에 들어갔으며, 최종결과는 오는 12일께 나올 예정이다. 현재까지 도내에서는 부여군 홍산면 북촌리 종계장과 천안 직산읍 판정리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서천 금강하구와 당진 삽교호에서 월동 중인 가창오리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됐다.
도는 육군 32사단, 충남경찰청의 지원을 받아 부여ㆍ천안 6개 농가 가금류 18만5528마리(닭 17만266마리, 오리 1만5262마리)에 대한 살처분 매몰작업을 지난달 29일까지 완료했다. 지난달 27일 서천군 서천읍 두왕리 농가에서 접수된 AI 의심신고 건은 검사 장기화로 4일께 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며, AI 감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발생한 농장과 역학관계가 있는 14개 농가와 가창오리 폐사체와 관련이 있는 215개 농가에서는 예찰결과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달 AI가 발생한 충북 진천지역에서는 감염 추가 확인에 이어 또 한 곳의 농가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등 AI 확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방역본부는 이날 의심 증상이 추가로 신고된 농가 등 6곳의 오리 6만300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돌입했다. AI 발병 이후 살처분된 가금류는 15만3000여마리로 늘었고, 의심 농가 반경 500m 이내 살처분이 확정되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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