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설 연휴가 지방선거 민심의 분기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제 출마 선언을 미뤄 왔던 후보들까지 가세해 선거구도가 한층 또렷해지고 지역 정치권은 조직정비 등 승기를 잡기 위한 선거 체제를 정비할 것이다. 창당 일정을 공식화한 안철수 신당의 영향·파급력 역시 관심사다. 충청권은 외견상 신삼국지로도 불리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앞서 민심을 조금이라도 파악했다면 이 민심이 어디로 흘러갈지에 선거 풍향계를 곤두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시기적으로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 유출,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악재가 정치권 모두에게 놓여 있다. 민심을 자당과 입후보자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지 말고 좋은 정책과 대안으로 심판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신생 정당의 출현으로 기선 잡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돼 조기 선거과열을 부를 수 있는 요인이 다분하다. 과열의 뒤끝은 선거법 위반 등 혼탁이다. 선관위도 선거법 위반 사례에 대해 상시적인 단속을 펼치기 바란다. 선거 과정에서 피해야 할 것은 구태의연한 정치의 낙후성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적어도 지역민 눈높이에서 지역경제와 민생을 살릴 후보인지 먼저 생각해보는 건 기본이다. 후보자 스스로 검증해 부끄럽지 않다면 지역민에게 가감 없이 전달해 심판받는 게 순서다. 어설픈 민심 선점 전략만 믿고 정치 후진성을 드러내는 후보는 얻어 놓은 민심마저 잃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명절 인심'은 체감하는 온기로 볼 때 아직 누구 편도 아니다. 출마·경선주자들은 공천 경쟁부터 페어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늘 민생 현장에서 지역발전에 헌신할 수 있다는 듬직한 믿음을 줘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주체는 후보자가 아닌 지역 유권자다. 건성으로 점검한 설 민심을 함부로 해석하지 않는 게 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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