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우려는 3주기로 나눠 진행되는 정원 감축 추진 계획 자체보다는 추진 방식에 쏠린 듯하다. 무엇보다 지방과 지방대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가리지 않고 동일 기준을 적용해 최우수 대학만 정원을 안 줄이면 어디가 더 불리할지는 자명하다.
기존의 정량 지표 외에 교육과정 등 정성평가를 포함해도 감축 대상으로 많이 남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분석이다. 정확한 질적 평가라는 명분과 척도로 잴수록 경쟁력에서 밀리는 비수도권 대학이 출발부터 불리하기 때문이다. 실행 단계에서 지방대와 전문대에만 구조조정이 집중되지 않도록 정원 비율까지 감안하면서 추진해야 옳을 것 같다.
우리는 대학 구조개혁에서 지방대 분리 평가로 수도권에 집중된 대학의 분산 효과까지 기대했다. 하지만 추진 계획을 보면 그다지 배려한 흔적이 안 보인다. 교육의 질을 반영한다고 해서 차별 없는 평가가 나올지도 의문이다. 객관적인 지표상으로 볼 때 평가가 지방대에 시작부터 불리해 사실상 차별이 될 수밖에 없다.
사안의 핵심은 같은 조건으로 평가하면 질적 수준이 낮은 지방대에 불이익이라는 데 있다. 학생수 급감의 타격은 지방대에 훨씬 크다. 감축된 지방대의 공백을 학과별 특성화나 성인과 직업교육 확충이 가능하게 도와야 하는 건 또다른 문제다. 설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의 수도권 쏠림이 지금보다 심화될지도 걱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평가단 구성과 운영에서는 지방대에 불리하지 않게 반영하길 바란다. 수도권 대학이 우위를 점하는 것 이상으로 지방대는 구조적인 열위에 있다. 비록 열악하지만 지방대가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지방 소재 대학과 수도권 대학의 균형을 맞추면서 상대적으로 약한 지방대를 함께 살리는 방향의 구조개혁을 원한다. 지방대 역시 현명하고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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