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열화와 지역차별 논란을 불러왔던 총장추천제와 관련 삼성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각 대학과 취업준비생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자사 신입사원 채용 정책에 대한 불찰을 인정했다.
삼성은 이어 “대학 총장추천제, 서류심사 도입을 골자로 하는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선안을 전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며 “학벌, 지역, 성별을 불문하고 전문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열린채용' 정신을 유지하면서 채용제도 개선안을 계속해서 연구, 검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삼성 채용시험인 SSAT(삼성직무적성검사)에 연간 20만 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리고,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는 과열 양상이 벌어지며 사회적 비용이 커졌다”며 “이를 개선하고자 새로운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발표했지만, 대학서열화, 지역차별 등 뜻하지 않았던 논란이 확산되면서 사회적인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이처럼 총장추천제도를 황급히 철회한 이유는 각 대학 '줄세우기 식' 추천장 할당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사가 운영하고 중인 성균관대(115장)와 서울대(110), 한양대(〃), 연세대(100), 고려대(〃) 등 서울권 대학 위주로 추천장을 할당했다가 대학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지방대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지역 거점 국립대 간에도 경북대(100)와 부산대(90) 등 영남권 대학에 비해 충청 및 호남권의 충남대(35), 전남대(40), 전북대(30)가 적게 배정받아 지역 차별 논란을 자초했다.
대학뿐만 아니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대학 위에 삼성이 있느냐”라고 힐난했고 고려대 총학생회는 “마음만 받겠다”라며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역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하는 등 반발 기류가 높아지면서 삼성이 결국 당초 계획을 전면 유보하는 데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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