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말 기준, 대전과 충남에는 각각 14곳의 아동복지시설에 모두 580여명과 700여명의 아이들이 부모나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갓 태어난 영아부터 대학생까지 생활하는 아동복지시설에 그동안 국가가 필요 예산을 지원했지만, 2005년부터 지자체로 모두 이관됐다. 지역별 특성에 맞도록 복지예산을 확충하라는 의미였지만, 실제로는 지자체 여건에 따라 아동복지시설 지원 예산에 차이가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말 기준 아동복지시설 생활아동 1명에게 지급되는 간식비는 서울이 1500원, 인천 1000원인 반면, 대전은 500원이었다가 올해 600원으로 조정됐다. 또 성인이 되어 아동복지시설을 떠나 자립하는 경우 정착금으로 서울과 인천, 전북 군산 등은 1인당 500만원을 지원하지만, 대전과 부산은 300만원을 지급하고 자립지원금이 없는 지자체도 수두룩하다.
지역 아동복지시설 관계자는 “아동이 어느 지역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복지시설에서 받는 대우도 달라지고 있다”며 “보호할 아동이 있을 때 최선의 보호보다 지자체의 예산을 먼저 생각해야는 처지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역의 한 아동복지시설은 지난해 시설보강사업을 위해 국비까지 확보했지만, 지자체에서 예산을 내놓지 않아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지 못하기까지 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장애인거주시설과 노인시설, 정신요양시설의 운영사업에 대해 2015년 중앙정부 예산으로 환원한다는 발표에도 아동복지 사업은 제외돼 나아질 가능성이 낮은 게 현실이다.
윤부덕 대전아동복지협회장은 “아동복지를 지자체에 넘기는 게 아쉽다”며 “아동복지시설에 필요한 직원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열악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 국가가 다시 아동복지를 책임지는 방안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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