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되면 암흑… 목척교 걷기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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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되면 암흑… 목척교 걷기 무섭다

유지비 부담에 경관조명 소등 '민원 봇물'… 시, 수개월째 용역결과만 기다려

  • 승인 2014-01-27 18:08
  • 신문게재 2014-01-28 6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중구 목척교의 가로등 설치 요구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대전시가 대책 마련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민원인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로등 설치를 요구했지만 시는 수개월째 업체의 용역 결과를 검토한 뒤 설치한다는 계획이어서 보행자들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27일 민원인과 시에 따르면 목척교는 가로등 대신 경관조명이 설치돼 동절기 기준으로 오후 7시 점등되고 자정이면 소등된다.

자정 이후에는 차량 이동이 없으면 암흑 세상이 되는 것이다.

원도심이어서 보행자들이 많지 않아 여성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다리를 건너야 하는 형편이다.

목척교는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새롭게 리모델링을 거쳐 가로등 대신 경관조명이 설치됐다.

경관조명이 점등된 상태에서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이 낙후된 원도심을 밝혀주지만 소등 이후에는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어두운 상황이다.

가로등의 경우 계절에 따라 점등과 소등 시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해질 무렵 점등돼 해 뜰 무렵 소등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경관조명은 전기료가 워낙 많이 들어 오후 7시 점등되고, 자정이면 소등한다.

밤 늦은 새벽 시간에는 별다른 조명시설이 가동되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가로등은 관할 지자체에서 관리하지만 경관조명은 유지관리비용이 비싼 탓에 시에서 담당한다.

대학생 A(여·21)씨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늦은 밤에 목척교를 건널 때면 보행길이 너무 어두워 남자라도 따라오면 공포에 떨기 일쑤다”며 “차량마저 없으면 암흑천지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자영업자 B(45)씨는 “일을 마치고 새벽에 귀가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목척교에 설치된 경관조명은 값비싼 좋은 차를 구매해 놓고 기름값 아까워 운행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 없지 않느냐”며 “담당자가 늦은 밤에 나와서 현장을 봐야 대책을 마련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대책 마련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련 예산 확보는 커녕 용역 업체에 가로등 설치 분석을 의뢰한 만큼 결과를 검토해 설치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현재 용역 업체에 분석을 의뢰했고,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가로등 설치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라며 “관련 예산은 3억원 가량 편성된 시설물 긴급보수비로 가능하고, 경관조명과 분리 설치하는 방향으로 검토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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