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대학 서열화와 지역 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삼성 총장추천장'의 후폭풍이 거세다. <본보 27일자 1면 보도> 지역 대학은 '삼성식' 대학 서열이 새롭게 생겨났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으며 정치권 일각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추천장 숫자가 많고 적음에 따라 특정 대학이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해당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대학별 '삼성 추천장' 숫자가 국민에게 알려지면서 소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반응이다.
대전 A대 관계자는 “추천장 숫자가 100장 이상이면 최상위권, 60장 이상이면 중위권, 그 이하면 하위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사실상 서울 수도권 대학이 추천장을 독식하고 대전·충남권은 영남 등과 비교해 숫자가 훨씬 적었다”며 허탈해 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삼성 입장에서는 그들의 잣대대로 각 학교에 추천장을 보낸 것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기분 좋을 리가 없다”며 “억울하면 다시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푸념했다.
대학들은 앞으로 삼성추천장을 과연 어떻게 학생들에게 배분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삼성 측이 4년간 평균 학점과 오픽(OPIC)등급, 긍정과 진취적 사고를 갖춘 인재 등 큰 틀의 기준만 제시했기 때문이다. 추천장 배분 과정에서 자칫 학생간, 학생과 학교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학교뿐만 아니라 대학생 사이에서도 삼성 추천장이 온종일 화젯거리였다.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서 '삼성 ○○대'라는 식의 검색어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각 대학 도서관에서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우리 대학은 ○○장 왔는데 너무 적은것 아니냐”, “부러우면 좋은 대학가라”라는 식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삼성 추천장을 두고 쓴소리가 나왔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회의에서 “대학 위에 삼성있냐”며 “삼성 입맛에 따라 (대학을)재배열하겠다는 오만한 발상이며 정부의 지방대 육성책에도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대학서열화와 지역차별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총장추천제가 입사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고 서류 심사만을 면제하는 것이며 그동안 삼성 입사 실적, 이공계 특성화 대학 등을 고려해 추천인원을 배정한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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