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명 대전시 도시철도기획단장 |
그렇다면 대전의 발전을 이끌어 온 경부ㆍ호남선 철도가 철도 변 사람들에게도 큰 환영을 받아 왔을까? 도시가 팽창하면서 사람들은 철길로 인해 윗동네와 아랫동네가 단절되는 아픔을 겪었을 것이며, 도시 발전 축에서 제외될 때마다 소외감을 감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990년대에 들어 중앙정부에 호남선을 도시 외곽으로 이설시켜달라고 지속해서 건의해왔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철도를 바탕으로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대전의 성장을 이끌어 왔음에도 정작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그 철도가 이제는 단절이 아닌 소통의 철도가 되어 사랑받는 교통수단으로 변화될 길이 열렸다.
우리시가 계획해 중앙정부에 건의해왔던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이 지난 1월15일 국토교통부의 투자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해 기획재정부로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으로 신청되었기 때문이다.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은 2011년 4월 정부가 논산에서 청주공항까지 106.9㎞ 구간을 일반철도로 고시한 사업 중 경제성이 비교적 높은 대전권(신탄진역~계룡역) 35.2㎞ 구간을 광역철도로 우선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구간에 기존 역을 포함해 11개의 정거장이 들어서고, 2복선화를 통해 10~15분 간격 배차와 기존 도시철도 운행 속도보다 10㎞ 이상 더 빠르게 운행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지금 대전은 도심 국철에 광역철도라는 새로운 기능이 부여되면서 대중교통 백년대계를 설계할 기회를 맞았다. 2019년까지 충청권광역철도를 완공하여 도시철도 1호선과 X축을 형성시키고, 순환형인 도시철도 2호선으로 도심 곳곳을 연결하여 친환경 철도중심으로 대중교통망을 구축한 다음, 여기에 간선급행버스(BRT)와 시내버스를 효율적으로 연계해서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충청권광역철도와 2호선이 개통되는 시점에서는 도시철도 3개의 노선 86㎞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도마, 서대전, 용두, 대동, 둔산, 유성 등에서 갈아탈 수 있게 되고, 현재 하루 11만 명인 도시철도 이용객을 30만 명 이상 수송할 수 있게 된다. 이동속도도 빨라져 신탄진, 기성동, 계룡시 등 도시 외곽에서 중심으로의 접근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렸으나 철도를 이용할 경우 30분 이내로 단축된다. 5분만 걸어가면 역이나 정류장이 나오고 10분만 기다리면 도시철도나 버스를 탈 수 있으며, 1회 환승만으로도 시내 전 지역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그야말로 대중교통 복지 도시를 실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충청권광역철도는 광역교통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1단계 사업으로 대전권을 완공시킨 후 논산~대전~세종~오송~오창~청주공항으로 확대할 경우 대전을 중심으로 인접된 주요 생활권을 30분대 통행권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정착과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본격 조성되는 시점에서 늘어나는 교통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바로 충청권광역철도이다.
대전의 성장 뒤편에서 묵묵히 희생을 감수하며 살아온 철도 주변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통과 성장의 기회를 주고, 대전의 대중교통 백년대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라는 중요한 관문이 남아있다. 우리지역의 모든 역량을 한데 모아 정부를 설득시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 것이다. 중앙정부도 충청권광역철도 사업이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과 교통약자의 교통복지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임을 예비타당성조사 평가에 고려해 주길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