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K-water·이하 수자원공사) 조정팀은 대한민국 실업 조정의 '패왕'이다.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홍세명·함정욱·임규삼·이진우·윤현철·박태환·김병진·김동완·가우현이 팀을 이뤄 에이트 종목 8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쿼드러플스컬에서도 함정욱과 임규삼, 김병진, 가우현 등 4명이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2관왕을 놓치지 않았다. 남자 일반부 더블스컬(경량급)에서도 유일식과 박태환이 은메달을 추가하는 등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만 3개의 메달을 싹쓸이했다.
물론, 수자원공사도 흔들린 적은 있었다. 국내 조정의 최정상을 자부하던 수자원공사였지만 2012년 대구 전국체전에서 더블스컬(경량급)은 수원시청에, 무타페어와 쿼드러플스컬 등 2종목은 서울에 각각 금메달을 내줬다.
그나마 조정 마지막 경기인 남일부 에이트 결승전에서 맏형 가우현과 김동완이 소중한 금메달 1개를 가져와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지만, 수자원공사의 부진은 대전 체육계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냉혹한 현실과 함께 큰 충격을 줬다. 당시 대전 체육계에선 전년(2011년) 4개 종목을 석권하는 등 승리에 도취해 자만한 측면도 없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절치부심해 인천 체전에서 '조정 패왕'의 명성을 되찾아온 수자원공사는 연초부터 선수 진용을 새롭게 짜고, 올해 전국체전에서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담금질을 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석홍철 등 4명의 선수를 떠나보내고 유성호(경량급)와 장신재(중량급), 박지수, 김동진 등 4명의 선수를 새로운 식구로 맞았다. 2012년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은 뒤 지난해 훈련양은 물론, 난이도를 높여 준비했던 수자원공사는 올해 새 식구를 맞은 뒤 고삐를 더욱 조이며 팀 전력 강화에 올인하고 있다.
동계 훈련의 중점은 체력이다. 웨이트와 런닝은 기본이고, 일주일에 두번씩 산악훈련을 한다. 15㎞의 장거리 런닝도 주 1회 이상 하고 있다. 엄동설한에 입김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지만, 선수들은 힘든 기색 없이 모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이봉수 감독은 “조정은 지구력과 순발력 등 모든 것을 갖춘 다목적 선수를 요구한다. 그만큼 힘든 고단한 훈련을 요하지만, 선수들이 묵묵히 따라주고 있어 고맙다”며 “일단 2월까지는 체력 강화를 중심으로 훈련하고 3월부터는 수상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2012년 부실한 성적표는 우리에게 큰 채찍이자 약이 됐다”면서 “선수들에게 열정과 노력, 그리고 자긍심을 강조하며 올해 전국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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