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인천 서구강화갑) 의원은 25일 인천 숭의아레나파크에서 '달팽이는 제 집을 버리지 않는다'는 제목의 저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사실상 인천시장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행사에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행씨가 사회로 나서 화제를 모았다. 이 의원은 저서에서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전철 지하화와 공기업 부채해결을 위한 부동산 전담개발팀 설치 등의 공약을 제안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 재선 구청장과 국회의원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에 앞서, 이혜훈 의원은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장선거 출사표를 던지며 정치적 재기에 나섰다. 울산의 정갑윤 의원은 27일 울산에서 울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허남식 시장이 3선 제한에 걸린 부산시장선거에는 서병수 의원이 일찌감치를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갈이에 분주하다. 김관용 경북지사와 충남지사 출마를 준비중인 정진석 국회사무총장, 박성효 대전시장, 인천의 박상은 의원, 대구의 조원진 의원, 배영식 전 의원도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지방선거에 나설 친박 인사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10명이 넘는다.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직후 당권을 거머쥔 이후 당의 전면으로 나서기 시작해 17대 국회에서 그 외형이 형성됐고 당시 친박계로 정치를 시작한 의원들은 현재 중진의원으로 당과 국정을 리드하고 있다.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 홍문종 사무총장, 윤상현 의원 등은 당에서, 이정현 전 의원은 청와대에서, 유정복 안행부장관과 진영 전 복지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등은 행정부에서 활약했거나 활약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박근혜키즈로 정치권에 입문한 친박계 핵심과 중진들이 대거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친박계가 당정청은 물론이고 지방정치권까지 장악하는 '친박천하'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에 걸친 당권 장악과 권력 창출을 계기로 시작된 친박세상이 오히려 선거전에서 딜레마로 작용할 공산도 크다.
이제 겨우 집권 2년차에 불과해 지방선거의 틀을 박근혜 정권 심판으로 규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친박계 과두체제가 심판론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가 바야흐로 정점을 찍으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과도한 권력독점은 검의 양날과 같아 민심이 어느쪽으로 흐를 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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