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도에 따르면 당초 도는 지난해 12월초 송전탑과 관련 안희정 지사의 지시와 지역주민들의 호소에 따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 차원의 실태조사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같은 달 전문가 회의를 거쳐 이달부터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의를 한 차례 연기했고, 지난해 말 이달 중순께 첫번째 전문가 회의를 갖고 조사계획을 세울 방침이라며 부랴부랴 말을 바꿨으나 결국 회의는 개최되지 않은 것.
이와 관련 도는 지난 16일 한국전력공사, 해당 시ㆍ군 관계자 등과 송전탑과 관련해 단답형으로 질문을 주고받았다는 변명과 함께 28일께 첫번째 회의를 개최한다고 또 다시 말을 바꿨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실무를 본 담당자는 다른 부서로 인사 이동한 상태며, 새로운 담당자는 실무를 파악하는 단계로 확인돼 28일께 회의를 개최한다는 담당자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송전선로 주변 주민과 한전 등 이해당사자들의 합의가 된 상태에서 조사가 이뤄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주민들도 짜여진 계획에 따라 급하게 진행하지 말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확실하게 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가 안 되면 조사계획은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수 있다”며 “실태조사를 언제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확답은 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민들의 의견은 다르다.
북당진~신탕정간 345㎸ 송전선로 공사의 경우 내년 6월 완공 목표로 계획대로라면 이달 말 실시설계에 들어가야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다음달 말까지 협상기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말까지 주민과 한전간 협상이 결렬되면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제2의 밀양사태가 충남 지역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게 주민들의 의견이다.
북당진~신탕정간 송전선로 반대대책위원회 최기환 위원장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고 밀양처럼 힘으로 밀어붙이면 주민들은 죽을 각오로 저항할 것”이라며 “밀양사태가 충남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도에서도 최대한 빠르게 실태조사를 해서 도 단위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팔봉송전탑대책위원회 이희열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안 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당시 준비가 안됐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다가 며칠 전 도에서 28일날 회의한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우리가 반대하고 항의하니까 조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라며 “일단 급한 지역부터라도 실태조사든 현황파악이든 진행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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