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행자 사망률 1위 오명 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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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행자 사망률 1위 오명 씻어야

  • 승인 2014-01-26 15:20
  • 신문게재 2014-01-27 17면
보행자 사망사고는 후진국형 사고로 꼽힌다. 그런데 지난해 대전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87명 가운데 보행자 사망자가 54명이었다. 보행자 사망사고 점유율 61.2%로 부산(45.9%), 인천(43.9%), 울산(41.7%) 등 다른 대도시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 평균의 3배로 '보행자의 지옥' 오명이 있는 국내 수준에서도 최악이다.

이는 대전지역에서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에 비해 28% 줄어든 것과도 대조적이다. 대전시에서는 보행자 안전확보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고 대전경찰청은 안전한 대전 만들기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보행자가 안전한 도시, 즉 보행자 중심의 대전 도시환경 구축을 반드시 실현하기 바란다.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에 대한 보행환경 개선지구 지정 등의 노력이 상대적으로 더 필요한 곳이 대전이다. 시민의 보행 생활환경 실태나 사고 유형별 정밀 분석으로 보행 교통사고를 줄일 맞춤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횡단보도가 안전지대가 되지 못하는 현실부터 우선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대전시의 경우 생활도로에서 발생한 사고가 많다. 무분별한 주차, 불법 점유물 등 주변환경이 정비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다. 일회성 단속이나 캠페인만으로 사상자를 줄일 수 없다. 운전자와 보행자의 준법의식 선행은 필수다. 경찰은 올해를 후진형 보행사고 추방 원년의 해로 정했는데 사람이 차보다 먼저라는 인식을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

보행권 강화를 위해 시급한 것 또 하나는 보행면적이 열악한 도로에 대한 개선이다. 일반 도로 외에 차량 중심이 된 주택과 상가 이면도로 등도 보행에 안전한 도로로 탈바꿈시켜야 할 것이다. 상습 무단횡단지역은 단속과 함께 전향적으로 무단횡단 방지 신호등 설치, 횡단보도 신설 등의 조치를 병행했으면 한다.

올 들어서도 대전지역에서는 보행자 사망사고가 벌써 여러 건 발생했다. 보행자 사망사고 증가 추세를 꺾지 못하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는 불가능하다. 보행자 안전펜스와 과속방지턱, 단속시설 설치 등 교통운영 측면에서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때다. 대전시의 로드맵, 경찰과 유관기관의 대책은 선진국 수준의 보행안전 체계 확보와 교통문화 정착 없이는 빛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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