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동]“대덕특구 성공모델 전국 확산, 창조경제 실현 앞장”

[김차동]“대덕특구 성공모델 전국 확산, 창조경제 실현 앞장”

'창조경제타운 허브' 목표로 지역·지자체 협력사업 확대 지역사회·경제주체와 협력, 국가경제발전 견인은 특구의 사명

  • 승인 2014-01-21 14:13
  • 신문게재 2014-01-22 9면
  • 대담=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ㆍ정리=배문숙대담=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ㆍ정리=배문숙
●[중도초대석]'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숨은 조력자'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지난해 12월6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제4대 이사장으로 김차동<사진>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을 맞이했다. 행시 제25회인 김 이사장은 1982년 과학기술처 사무관부터 2012년 3월 국과위 상임위원까지 공직생활 30년을 줄곧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책을 기획ㆍ수립해 숨은 일꾼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공직생활에서 과학기술을 빼 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처럼, 김 이사장에게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첨병 역할을 해온 대덕특구는 과거, 현재, 미래다. 대덕연구단지시절부터 특구출범까지 성장해 온 대덕특구 조력가로의 과거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으로의 현재,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의 도약을 이룬 미래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이후,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 구현의 전진기지로 연구개발특구의 역할'을 강조, 산학연 혁신주체간의 네트워킹을 통한 특구 내 창조경제타운 허브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본보는 취임 50여일을 맞고 있는 김 이사장을 만나 그동안 걸어온 길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이사장 취임 후 각계의 의견을 두루 청취하는 등 바쁜 나날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동안 각계에서 들었던 얘기나 주문사항은 무엇인가.

▲'출연연에 많이 투자해 왔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안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또한 출연연에서는 연구개발특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는 이야기도 한다. 이는 출연연 보유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효과적으로 협력해달라는 주문으로 생각된다. 특구진흥재단 내부에서는 '긍지를 가지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 달라'라는 주문을 했다. 특히 구성원이 인사나 평가 등 각종 시스템을 개선시켜 달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지난달 6일 취임사에서 “창조경제 구현의 전진기지로서 연구개발특구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특구가 오프라인 창조경제타운의 허브가 될 목표를 세웠다. 온라인 창조경제타운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를 특구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창업과 사업화로 연계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덕특구의 창업공작소 개소에 이어 올해 해당 지자체와 협조해 광주, 대구, 부산으로의 확대를 추진하겠다. 지역별 창조경제추진단 및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 지자체 협력사업을 확대해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개발특구 내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을 비롯한 대학들과 연계해 사업화 성공의 필요조건인 좋은 기술을 발굴해 나가는 반면, 역량있는 수요기업들과 매칭해 연구소 기업이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것이다. 학생 아이디어 발굴 검증 멘토링 지원 등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을 내실화 하기 위하여 연구개발특구내 대학에서 기업가정신 교과과정 개설 등을 통하여 학생 창업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특구펀드를 1250억원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40%이상은 창업초기 기업에 투자를 유도할 예정이다. 이는 창업초기 단계를 지원하는 엔젤생태계 조성과 성장단계 연계 강화 등을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연구개발특구의 사업화 성공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창조경제 성과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지난해 연구개발특구의 성과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난해 연구개발특구가 기술사업화를 통해 기술이전 369건, 이전금액 203억원 등 성과를 올렸다. 또 지난해 특구 기술사업화과제(R&BD) 245억원을 지원해 향후 5년간 2,208억원 매출과 고용창출 572명이 기대된다. 지난해 설립된 8개 기업을 포함해 모두 46개 연구소 기업이 운영돼 매출액 약 163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구펀드도 지난해 1000억원을 조성해 19개사에 390억원을 투자했다.

-특구진흥재단은 출연연 기술사업화 매개체 역할, 연구소 기업 육성 등을 통한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가 되기에는 성과가 미진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가시적인 성과도 많지만 미진한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사업추진시 지역 특구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다. 이를 위해서 특구별 특성을 반영한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덕은 IT, BT, NT, ET 등 융합기술 사업화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대형 연구단의 우수 기술 발굴과 ADD와 협력해서 국방기술 사업화 지원 등에 노력할 것이다.

광주는 광기반 융복합 분야를 비롯해 대구(스마트 ITㆍ의료기기ㆍ소재), 부산(조선 해양 플랜트) 등을 특화시킬 계획이다. 또한 특구사업으로 기술이전 받은 기업의 성장을 추적하는 일은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 이를 위해서 성장으로의 연계 확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담보하기 위해 우수기술 발굴을 통한 지원의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각 지역성장에 대한 특구의 역할 공감대 형성과 해당 지역의 네트워크 참여 확대를 유도해 나갈 것이다. 대전시의 경우, 6억원을 특구에 출연해 출연연 특허 46건을 26개 기업에 매칭해 기술료 12억원 수입을 거뒀으며, 이 사례가 각 지역특구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대덕은 과학벨트의 조성이 진행되면서 기초연구 핵심시설이 들어서게 되고 기초과학연구원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성과가 가시화되면 그 연구성과가 인접 기능지구로 파급되어 기술집약적 기업의 탄생과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에 명실공히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의 도약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2005년 대덕연구단지의 명칭이 대덕연구개발특구로 변경되고 2006년 대덕특구본부, 2011년 광주ㆍ대구 연구개발특구, 지난해 부산연구개발특구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기관명칭도 대덕특구지원본부에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으로 변경됐구요. 이는 특구재단의 역할 및 기능이 확대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보는데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역할 및 기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산학연 혁신주체들이 네트워킹을 하도록 하고 좋은 기술을 발굴하여 이를 사업화에 연결시키는 전주기적 지원을 하는 것이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사업화 단계마다 기술금융을 확충 지원하고 기업가정신을 고취하고 창업문화를 창출해가는 것도 특구진흥재단이 해야 할 일이다. 지역사회ㆍ경제주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가교역할로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특구진흥재단의 사명으로 본다.

-최근 들어 부산, 대구 등 타 지역으로 연구소 분원이전 등 탈 대덕현상이 이어져 자칫 대덕의 역할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대덕특구 출연연의 분원이 타 지역에 설립되고 이전되는 것을 대덕의 역할이 약화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발전은 전통적인 제조업도 중요하지만, 지식기반, R&D지향적 산업의 부가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인식이다. 지역에서 R&D특구를 유치하려는 것도 대덕의 경험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덕특구는 대덕에서 창출된 기술은 물론 사업모델과 기술혁신을 전국에 확산시키고 이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근원지다.

지금도 대덕모델은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산학연 협력은 지역특성에 맞게 파급되고 있고, 창업공작소, 특허박람회 확산, 각 지역에서의 제조업의 지식기반 산업화 요구, 연구소기업 확대 설립 등 많은 사례가 있다. 대덕은 기존 역량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내실화하면서 또한 글로벌화함으로써 명실공히 새로운 비상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덕은 40년의 역사, 노하우와 기술이 축적돼 있다. 지금도 기초연구와 응용ㆍ개발연구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특히 과학벨트내 IBS가 성숙되고 중이온가속기와 같은 장비가 설치되면 대덕과 기능지구의 그 사업화 역량은 대단할 것이고 세계적인 지식집약적 클러스터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구진흥재단 1~3대 이사장까지 예산확보 차원에서 기재부 관료출신 임명 관례를 깨고 과학기술부 출신 첫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과학기술부 출신 이사장으로 갖는 장점은?

▲공직입문을 과학기술처 사무관으로 시작해 30년전부터 대덕특구 발전의 역사를 눈으로 보고 또 직접 일에 관여도 하고 자주 방문도 해 친근하다. 그동안 과학기술 관련 나름대로 쌓아온 네트워킹이 있는 것이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활용한다는 것 보다는 수평적이고 동반자적인 낮은 자세로 특구 구성원들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것이 특구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본다.

-30여년가량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을 기획하거나 이끌어 온 것으로 안다. 공직재직 시 기획했던 대표적인 과학기술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90년대초 지방 과학기술진흥을 위한 기획에 참여해 당시 대구에 처음으로 과학기술 전담과가 설치되는 등 오늘날 과학기술혁신의 지역적 확산의 계기가 되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부산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실무적으로 주도하였고 그 이후 과학영재학교를 KAIST 부설 독립법인화 등을 맡아서 추진했다.

G7연구개발, 프로티어 연구개발, 신성장동력 사업 등 주요 국가 R&D사업 기획에도 참여하였고, 우리나라와 EU(유럽연합), 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 ITER(국제핵융합연구소)와의 협력협정 체결 등 EU와의 과학기술협력 성과를 인정받아 EU협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추진되어 왔던 대학생 장학사업을 통합한 한국장학재단 설립, 취업후학자금상환제도 도입 등의 성과를 냈다. 대학의 산학협력 생태계를 새로 조성한 산학협력중점대학사업(LINC)과 학부역량 강화사업(ACE) 등도 주도적으로 기획한 기억이 난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철학은? 또한 특구진흥재단 이사장으로서 경영방침이나 철학이 있다면.

▲철학이라 할 것도 없고, 또 크게 내세울 것도 없다. 다만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면서 일해온 것 뿐이다. 공직생활 30년동안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해 왔고 항상 끊임없이 학습하고 자기 혁신함으로써 업무의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 이에 답하는 길이라 여긴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특구진흥재단 직원 모두가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직원들이 상호 신뢰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룰(rule)'을 만들어 일할 맛나는 직장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특구진흥재단 이사장으로서 새해 각오가 있다면.

▲연구개발특구가 창조경제 실현에 있어 중요한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특구 안팎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 및 수렴할 것이다. 특히 업무 측면에서는 특구의 기술사업화 전주기적 업무가 창조경제의 핵심내용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하여 특구재단이 창조경제 성과를 하나씩 거두어가는 일익을 담당하는 큰 일꾼이 되도록 하겠다. 내부적인 측면에서는 직원들의 의견을 잘 듣고 조직의 발전을 위한 각종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생각이다.

대담=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ㆍ정리=배문숙ㆍ사진=이성희 기자

●김차동 이사장은…

한양대 무역학과 (학사), 호주국립대(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경제학 (석ㆍ박사)에서 학위를 받았다. 행시 제25회로 1982년 과학기술처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행정관, OECD대표부 과학기술참사관, 과학기술부 연구개발국장, 과학기술협력국장 등 굵직한 요직을 거치면서 주요 과학기술정책을 기획, 주도했다.

과학기술부과 교육부가 통합된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인재정책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을 역임, 한국장학재단 설립과 취학후 학자금제도 법률화, 산학협력중점대학 및 학부역량강화 사업 기획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2012년 3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으로 공직생활 30년을 마무리한 후 한양대 기술경영대학원 석좌교수로 '후학양성'에 남다른 열정을 쏟다가 지난해 12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4대 이사장을 맡아 '연구개발특구=창조경제 구현의 전진기지'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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