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불법과 탈법이 지난 몇 년 간 상습적으로 이뤄진 대담함에 나사 풀린 기강과 관리체계를 돌아보게 한다. 은밀하게 또는 공공연하게 이뤄진 채용 관련 비리가 추가로 없는지 행정관청이나 업체 차원에서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알려진 것 외에 반칙 채용 관행이 있었다면 아예 뿌리부터 뽑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노조지부장이 복수의 취업 희망자로부터 돈을 받고 버스기사 채용에 영향력을 미쳤다면 우선 시민들이 의아해할 것이다.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시내버스 기사 채용에 운행경력을 위조하는 등 채용 과정에서 반칙이 통용된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준공영제 실시로 해마다 시민의 혈세를 지원받고도 이런다면 전체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가족과 지인을 허위등록해 노무비와 실업급여를 가로챈 사례까지 겹쳐 마치 지역사회 부정부패의 종합판을 보는 기분이다. 운영과 인력 관리는 업체 고유의 문제라고 발뺌하려면 재정 지원은 왜 하는가. 먼 산 바라보듯 하는 안일한 대응이 범법을 키운다. 인사 비리의 근원을 차단해야 한다.
그동안 비정규직 고용 개선 대책에 힘입어 처우가 향상됐고 버스 준공영제 실시로 역시 혜택을 보고 있다. 서울과 대전 등 몇몇 대도시에는 시내버스 기사가 준공무원으로 인식될 정도가 됐다. 준공영제 이후 임금 체불이 없고 퇴직금 보장 등 처우가 개선됐다면 그 이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게 도리다.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을 뒷돈 잡음이라는 기강 해이로 되갚아서는 안 될 일이다. 경찰은 보다 철저한 수사로 사회 곳곳에 기생하는 부정부패에 철퇴를 가하기 바란다. 사후약방문이지만 대전시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은 공개채용 의무화와 노조 추천제 폐지 등을 관철해 밀실 특채 아닌 투명한 공개채용 풍토를 이 기회에 꼭 정착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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