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강의 이론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실습의 교육으로 변하고 있다. 사진은 혜천대 피부보건계열 실습 모습. |
속세(俗世)를 떠나 학문을 탐구하는 최고 교육기관이라는 뜻에서 이같이 불리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대학이 학문의 상아탑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대가 고도화되면서 대학이 수행하고 있는 기능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제 대학은 비단 학교 구성원들이 학문을 추구하는 공간만은 아니다. 이곳은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의 장이다. 지역민들은 대학 도서관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빌려 볼 수 있고 때론 공연장을 찾아 K팝에 열광할 수도 있다. 체육관과 운동장에서는 직장인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친목을 도모할 수 있고 박물관은 초ㆍ중ㆍ고생의 훌륭한 견학장소가 되고 있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드넓은 대학 캠퍼스로 나들이를 하면서 가족 애(愛)를 확인할 수도 있다. 대학이 지역 주민들의 '놀이터'와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각종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는 대학이 지역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크다.
이같은 순기능을 하고 있는 지방대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방침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 역시 급속하게 줄어들면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 정부의 견해다. 교육부는 오는 2018년부터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여 올해부터 강력한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기내실습을 하는 중부대 항공서비스학과 |
앞서 언급한 대학의 지역 사회 순기능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또 지역 발전을 견인해야 하는 인재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길이 없어진다. 문제는 인재 유출뿐만 아니다.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고급인력의 부족은 곧 해당 지역 경제 위축으로 이어진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처럼 대학은 특정 지역의 경쟁력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 충남에 있는 지역 대학이 계속 발전해야 충청의 밝은 미래도 담보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올해부터 휘몰아칠 정부의 구조조정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해답은 특성화다. 정부는 올해부터 5년 동안 지방대 특성화사업에 모두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과거 백화점식 학과 나열로는 더 이상 지방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 최고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역량과 인프라를 정부로부터 인정받아야 이 사업에 선정될 수 있다. 지방대 특성화 사업은 곧 대전 충남 대학이 살아남느냐 도태되느냐 갈림길인 셈이다. 더구나 교육부는 이번 사업과 구조조정을 연계한다는 방침이어서 지역 대학들은 특성화 사업에 더욱 가슴을 졸이며 선정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대전 충남 주요 대학의 특성화 전략과 비전을 집중 조명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학교별로 보유한 경쟁력을 집중 분석, 독자들이 대전 충남 대학의 미래를 엿볼 수 있도록 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교육의 뿌리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는 최고의 교육 시스템과 환경을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만, 그 파급력은 실로 대단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진다. 같은 맥락에서 구조조정 파고를 넘고 특성화 전략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대학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 올해 유달리 다사다난할 한 해를 보낼 지역 대학이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채찍질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충청인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미래는 대전ㆍ충남 지역 대학에 달렸기 때문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