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피해자들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며, 이른 아침부터 이들 카드사를 방문해 카드 재발급과 해지를 위해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에서 업무차 대전으로 출장온 직장인 김 모 씨(45)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소식을 접하고 해당 카드사에 확인 한 결과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 등 2개 사의 개인정보가 유출 돼 재발급 신청을 받으러 왔다”며 “일부에서는 이미 피해를 본 고객들도 있다는 소식을 접해 잠시 일을 미뤄두고 서둘러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구 둔산동 KB국민은행 둔산갤러리아지점에는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카드 재발급과 해지를 요청하는 고객들이 몰렸다.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인 만큼 창구에는 대학생부터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연령대의 피해고객들이 번호표를 뽑고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피해고객들은 순번이 오기를 기다리며,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주부 최 모 씨(51)는 “딸과 남편 등 카드를 사용하는 가족 모두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딸과 함께 창구를 방문하게 됐다”며 “최소한의 카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카드는 모두 해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계룡로 롯데백화점 지하 1층에 마련된 카드센터에는 100여명이 넘는 많은 피해 고객이 몰렸다. 순번을 기다리는 피해고객들은 오랜 기다림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직장인 최모 씨(33)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불안한 마음에 달려왔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며 “개인정보에 따른 피해는 물론 개인적인 시간까지 빼앗기다 보니 짜증 난다”고 말했다.
주부 한 모 씨는 “개인 정보 유출 확인 후 밤새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발급 방법밖에 없어 이른 아침부터 창구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 카드사들은 마케팅을 중단하고, 고객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설명하고 재발급과 해지 등을 안내하는 등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분주했다.
A카드 한 관계자는 “정보 유출 고객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구제하고 카드정지나 탈퇴, 한도 하향 등의 요청에 대해서는 영업점 및 콜센터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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