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무기계약직부터 버스 운전기사까지 취업 사기가 끊이지 않는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돈을 써서라도 얻으려는 얄팍한 심리와 투명하지 못한 취업 관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행정기관의 무기계약직은 업무상 문제가 없다면 정년이 보장되고 퇴근시간도 일정해 안정적 일자리를 찾는 이들에게 주목받는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취업 방식은 일부 공개채용을 하는 때도 있지만, 빈자리에 아는 사람의 소개 등을 통해 근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다보니 '누굴 통하면 무기계약직에 들어갈 수 있다더라' 또는 '돈이 얼마 있으면 되더라' 등의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내버스 기사 역시 준공영제 시행 이후 근무환경과 처우가 개선돼 운전 종사자 중에서는 선망받는 직종이 되어 왔다. 버스기사의 채용은 개별 회사가 진행하는 상태로, 이번 취업사기는 노사 협상에서 노조에게 신입사원 추천권이 주어진 회사에서 발생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되도록 추천권이 있는 노조 간부에게 뒷돈을 건넸고, 실제로 21명은 기사로 채용됐다. 또 브로커를 통해 운전경력을 위조하고 노조간부에게 돈을 건넨 이가 기사로 취직한 사례가 드러나 사안이 심각하다.
그럼에도, 이번 취업사기 사건 수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일부 노조간부가 '뒷돈을 회사 윗선에 건넸다'고 증언했지만, 또다른 간부는 이를 부인한데다, 돈의 흐름도 파악되지 않아 취업비리 수사가 확대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꼬리자르기에 불과한 수사라는 시선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받은 뒷돈을 회사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일부 노조원의 진술이 나왔지만, 또다른 노조원은 이를 부정하고 현금거래다보니 윗선개입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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